중소기업에서 20년 동안 근무한 50대 남성 A 씨는 최근 서울 흑석동에서 그렇게 원하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그는 뿌리산업인 강관제조업에서 20년 동안 일했고, 미성년 자녀 1명을 둬 일반 청약으로는 당첨이 어려웠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에서 22년 동안 근무한 53세 B씨도 최근 직장 인근인 경기도 광주에서 생애 최초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년 동안 판금업체에서 일한 41세 C씨 역시 최근 청약 경쟁률이 높은 과천에서 생애 최초 주택을 공급받았다.
이들은 모두 ‘영끌’을 해도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영끌’을 넘어 ‘영빌(영혼을 빌려서 대출 받음)’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내 집 마련은 ‘영끌’을 해도 어려운 상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을까? 바로 중기부와 국토교통부의 중기 근로자 주거 안정 지원책 덕이다. 정부는 중기 근로자를 대상으로 분양 주택 특별공급(분양), 공공 임대 주택 우선 공급(임대), 전세보증금 대출(융자) 등을 시행하고 있다. 중기 근로자의 경우 대기업 근로자의 53%, 복지 수준은 대기업의 43%인 까닭에 내 집 마련이 거의 어렵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한 것.
14일 중기부에 다르면 이들은 바로 분양 주택 특별 공급 대상자로 추천을 받아 생애 최초로 주택 마련에 성공을 했다. 특공은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중기 장기 근속자(5년 이상 재직 또는 동일 기업 3년 이상 재직)에게 주거 전용면적 85㎡(분양가격 9억 원 이하)의 국민·민영주택 공급물량의 10% 내에서 기관 추천으로 일반 청약자와 경쟁 없이 특별 공급을 하는 제도다.
2019년 중기 특공은 사업 주체로부터 총 2,851호를 배정 받아 1,145호를 추천했다. 서울 지역은 배정 받은 물량 123호 전부를 추천했지만,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 외에서는 건설입지 여건과 분양 가격 등을 이유로 신청자가 없는 경우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중기 근로자 특공을 개선하기로 했다. 특공 추천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장기 재직한 무주택자 우대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재직 기간의 배점을 현행 60점에서 75점으로 확대하고, 무주택 기간을 배점에 반영(5점)했으며, 추천 받은 후 미청약하는 경우 감점 10점을 부여해 다음 순위자가 추천받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할 계획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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