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직 임기가 만료된 지 8개월 만에 장남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며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정 부회장에게 그룹경영 총괄을 맡기며 본인은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2년간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위해 연착륙 기간을 가졌다. 1999년 3월 현대차(005380)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에 오른 그는 20년간 성공적인 경영으로 현대·기아차(000270)를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 키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닮아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부도 위기에 처한 기아차와 한보철강·현대건설을 잇따라 인수했다. 덕분에 현대자동차그룹은 2000년 9월 기준 10개 계열사, 34조400억원에 불과했던 자산이 지난해 말 계열사는 54개까지 늘었고 자산은 234조7,060억원까지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단 기간 내 해외 10개국에 완성차 생산시설을 갖추고 매년 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정 회장의 저력은 해외에서도 진가를 나타냈다. 글로벌 주요 지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자동차 업체 중 유례가 없는 빠른 성장을 보였다. 당시 해외공장 건설에 대한 반대 의견이 강했지만 정 회장은 자신의 선택대로 추진,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국내 경제의 지형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는 ‘품질경영’이라는 목표 아래 국내외 균일한 고품질의 생산공장을 적기에 건설할 수 있는 표준공장 건설 시스템을 확립했다. 아울러 전 세계를 발로 뛰며 현장에서 생활하는 현장경영을 펼쳤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충하는가 하면 해외공장을 건설할 때 국내 부품업체와 함께 진출함에 따라 동반성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세계 자동차 산업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로 선정됐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자동차 역사에 남을 성과와 업적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발전에 중대한 역할과 기여를 한 인물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하고 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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