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조정래 작가가 자신의 발언을 ‘광기’라고 비난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조 작가는 14일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진 “(진 전 교수가) 사실확인도 없이 경박하게 두가지의 무례와 불경을 저질렀다”며 “광기라고 하는데, 작가 선배한테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대통령 딸까지 끌어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앞서 조 작가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부활시켜 이들을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이 정도면 광기라고 해야한다. 시대착오적 민족주의 안에 잠재돼 있는 극우적 경향이 주책없이 발현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안다”면서 “일본유학 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돼 민족반역자로 처단당하시겠네요”라고 조 작가를 조롱했다
이 같은 진 전 교수의 조롱에 조 작가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저는 그래서 이 자리에서 진중권 씨에게 공식적으로,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요구한다”며 “만약 사과 안하면 명예훼손시킨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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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작가에 대한 진 전 교수의 비난은 정치권으로 옮겨 붙었다. 여권은 진 전 교수를 중국 후한말 삼국지 인물인 ‘예형’에 빗대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예형은 독설을 잘해 조조에게 미움을 받고 끝내 유표의 수하장수인 황조에게 죽임을 당한 인물이다.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진중권 씨의 조롱이 도를 넘어서 이제는 광기에 이른 듯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박 부대변인은 “조정래 선생께서 ’반일종족주의‘를 쓴 이영훈 교수를 비판하면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친일파가 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진 전 교수는) ‘일본에서 유학한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도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돼 민족반역자로 처단당하겠다’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맥락을 읽지 않고, 말 한 마디를 드러내어 조롱함으로써 존재감을 인정받는 전략은 진 씨의 삶의 방식임을 잘 안다”며 “이론도 없고 소신도 없는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예의마저 없으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조정래 선생의 말씀이 다소 지나쳤다 하더라도, 그런 식의 비아냥이 국민과 함께 고난의 시대를 일궈 온 원로에게 할 말이냐”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은 제쳐두고라도, 조정래 선생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춰주실 것을 정중히 권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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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공세에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 자신의 목줄을 끊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며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조 작가는 일부 언론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일본 유학파 친일파 논란”에 대해 “주어부를 완전히 없애버리고 술어부 뒷부분만 쓰면서 ‘일본 유학갔다오면 다 친일파’라고 말한 것처럼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문의 의도적 왜곡 때문에 상처받거나 언잖았던 일본 유학다녀온 분들께, 신문들을 대신해서 사과한다”며 “(토착왜구의 친일 활동)그말은 맞는데. 모든 일본 유학 다녀온 사람에게 덤터기를 씌웠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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