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남부에 위치한 잠비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여파로 국가부도 상황에 직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잠비아가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달러 표시 국채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임박했다면서 이 경우 코로나19 발병 후 첫 아프리카대륙의 ‘코로나 부도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잠비아는 오는 20일 회의에서 채권자들에게 6개월의 이자 지급 유예를 요청할 예정이지만 주요 채권자들은 이미 잠비아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프레드슨 얌바 잠비아 재무장관은 “채권단과 이자 지급 유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잠비아의 제한된 재정 여력으로는 이자 지급이 불가능하다”며 디폴트 가능성을 시사했다.
잠비아는 당장 2024년 4월 만기의 유로본드에 대해 21일 4,250만달러(약 481억2,000만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자 지급 시한에서 30일이 지나면 디폴트 채권으로 분류된다.
채권자들이 이자 지급 유예를 꺼리는 것은 채무조정 과정에서 공평하지 못하게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총 120억달러(약 13조7,000억원)에 달하는 잠비아 대외 채무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측 채무자 중 일부는 연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이자 지급 유예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잠비아 재무부에 따르면 이미 4억8,500만달러 규모의 외채에 대해 연체가 발생한 상태다.
구리 생산대국인 잠비아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대외 채무 조정을 시도해왔다. 구리는 산업 필수원자재로,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가격이 크게 출렁인다. 잠비아의 구리 생산량은 세계 7위이며 아프리카에서는 콩고에 이어 2위다. 잠비아는 지난 6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국가 재정지출 규모가 200억콰차(약 1조3,244억원) 가까이 늘어나고 대외 부채도 87억콰차(약 5,766억9,200만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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