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개발한 원전 해체 기술을 체르노빌 원전에서 직접 검증해볼 기회가 마련됐다.
15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주정부 기관(SAUEZM)과 원전 해체 핵심기술 검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9월 원격으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과기정통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된 원전해체 핵심기술을 실용화하는 연구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양 기관은 2021년까지 원전해체 핵심기술에 대한 실증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용화 모델 발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사고 발생 후 현재까지 모든 원자로의 가동을 멈춘 상태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해체 작업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정 체결을 통해 원자력연구원은 독자 개발한 기술을 체르노빌 현장에서 직접 검증함으로써 해체 기술 상용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원자력연은 방사성 콘크리트 처리기술, 방사성 오염 금속기기 제염기술 등에 대한 기술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사성 콘크리트 처리기술은 원자력 시설 해체 후 발생하는 콘크리트 폐기물을 높은 열과 물리적 힘을 가해 골재와 시멘트로 분리, 처리하는 기술이다. 방사성 물질은 대부분 시멘트에 함유돼 있어 분리 작업을 통해 방사성 폐기물량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
또 방사성 오염 금속기기 제염기술은 넓은 면적의 건물이나 대형 기기에 거품 제염제를 뿌려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기술로, 제염액 사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 현장측정 기술, 광역 오염부지 토양 처리기술, 주거지역 오염 복원기술을 연이어 실증할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은 “원전 해체 분야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우크라이나 측과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원전 해체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기술 역량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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