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임 문제를 두고 은행연합회·신용정보원 노조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을 치받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노조는 성명을 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을 두고 전직 관료·정치인·현직 은행장 등 하마평이 무성하다”며 “관료 및 정치권 인사의 이해충돌 방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직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가 퇴직일로부터 3년 이내에 퇴직 직전 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기업 또는 협회에 취업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공직자윤리법 적용 범위도 국회의원 등으로 확대하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은행연·신정원 지부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금융노조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임과 관련해 직접 이해당사자인 은행연·신정원 지부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왔고 성명서도 지부에서 먼저 발표한 후, 지부 요구가 있을 때 금융노조에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 금융노조 집행부는 은행연·신정원 지부 동의 없이 성명서를 발표하며 직접 이해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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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부는 “금융노조 성명서의 구체적인 내용도 편향적이고 부정확하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성명서에는 공직자윤리법의 ‘취업제한’만 언급하고 있는데 ‘취업승인’도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공직자라도 공직자윤리위에서 승인을 받으면 취업하는 데 문제가 없는데도 이런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취업제한 규정만 부각했다는 것이다. 지부는 “과거 경력만으로 회장 후보가 사전에 배제되는 것으로 오인할 위험이 있다”며 “또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이미 국회의원 취업제한 규정이 있는데도 성명서는 취업제한 공직자의 범위가 국회의원 등으로 향후 확대되는 것처럼 잘못 기술하고 있다”고 짚었다.
입장문을 쓴 김성규 은행연·신정원 지부위원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통상 협회장 인사 등에서는 소속된 노조 지부의 의견을 금융노조가 충실히 반영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동의 없이 금융노조 성명서가 발표됐다”며 “금융노조가 하위 지부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서를 쓴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은 “특별한 추가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30일까지다. 현재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회장은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추천해 총회에서 선출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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