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라이브 판매 방송에 등장, 중국에서 ‘한한령’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수입 상품 전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글로벌은 16일 다음 달 열릴 ‘쌍십일’(11·11) 쇼핑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특별 라이브 판매 프로그램인 ‘공중예언’(空中豫言)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 중간에서 중국의 여러 유명 연예인들과 빅토리아 베컴 등 해외 유명인들이 번갈아 나와 미리 촬영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향후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상품을 소개했다.
김수현은 이날 방송에서 자신이 모델로 있는 한국의 한 한방 화장품 브랜드를 중국 시청자들에게 추천했다.
김수현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특별 라이브 판매 방송에 초청돼 얼굴을 비친 것은 중국에서 ‘한류 금기’가 점차 옅어지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중국은 한국 대중문화의 최대 해외 시장이었으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2016년 한한령(한류 제한령·限韓令)이 불거지면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은 급속히 위축됐다.
다만 올해 들어 국영 중국중앙(CC)TV가 7월 ‘호우시절’과 ‘엽기적인 그녀2’ 등 한중 합작 영화를 재방영했고 한국 요리를 소개하는 새 방송을 제작해 송출하는 등 한국 대중문화 제한이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다.
이런 변화 움직임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심각한 미중 갈등 상황에 직면해 주변국들과의 원만한 관계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중국이 ‘징벌’적 성격으로 한국에 가했던 대중문화 진출 제한을 서서히 완화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렇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적 교류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한국 대중문화의 중국 진출에는 여전히 제약이 크다. 중국의 주요 방송국은 물론 중국판 넷플릭스인 ‘아이치이’(愛奇藝) 등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서비스에서는 여전히 중국 젊은 층에 인기가 있는 최신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일부 중국 누리꾼과 관영언론의 방탄소년단 공격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대중문화 산업이 중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정치적 불확실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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