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기준금리에 1%대까지 떨어졌던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 8월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사정이 나빠진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신용대출 조이기를 요구하면서 우대금리도 깎이는 추세다. 은행권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심사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은행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게 됐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적용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신규취급액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하는 국민·우리·농협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2.23~3.84%에서 연 2.31~3.92% 수준으로 0.08%포인트씩 올렸다. 전날 공시된 9월 신규 코픽스가 전달보다 0.08%포인트 오르며 10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코픽스가 아닌 별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신한·하나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높였다. 신한은행의 이날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73~3.98%로 한 달 전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자금조달 상황에 따라 내부적으로 산출한 기준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채 6개월물이 기준인 하나은행도 단기금리 상승에 따라 이날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2.623~3.923%로 한 달 전보다 0.011%포인트 상향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세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1.9~2.68% 수준이다. 한 달 전에는 최저 연 1.88~2.6% 수준이었다. 신용대출 금리는 8월에는 최저 연 1.7~2.2%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급증한 신용대출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총량 관리’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연말까지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0.4%포인트씩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은행권은 가계대출 심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4·4분기 가계일반대출에 대한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해 4·4분기 이후 1년 만이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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