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이탈 조짐에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다음 주도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과 부양책 등의 이슈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변동성을 키우는 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번 주 2.59%(62.20포인트) 하락한 2,341.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4.33%(37.78포인트) 내린 833.84로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주 한주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올해 1월부터 매월 순매수를 기록했던 개인들은 이달 들어 3,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거래를 급격히 줄이며 시장 관망에 들어갔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뉴욕증시를 따라 유독 민감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미국 시장은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와 부양책 협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 등을 주시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다행인 점은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 미국의 소비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다는 점이다. 이날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소매판매는 다섯 달 연속 증가하는 동시에 지난 8월의 0.6% 증가보다 상승 폭이 대폭 확대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0.7%)도 훌쩍 넘어서며 석 달 새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 주 증시 변동성의 주요 요인이었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도 나왔다. 화이자는 오는 11월 셋째 주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10월에도 백신이 나올 수 있다는 당초의 기대보다는 늦춰진 시간표지만, 최근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의 임상 중단 등으로 조성된 불안감을 달랠 수 있는 소식이다. 다만 백신의 경우 임상이 갑자기 중단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어서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실망스러운 소식도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4월 이후 다섯 달 만에 다시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0.5%)에 한참 못 미쳤다. 미국의 부양책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여당인 공화당에서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여전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변인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전일 펠로시 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19 검사 계획과 관련해 사소한 수정만 가하는 형태로 민주당 방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부양책 규모를 기존에 제시한 1조8,000억달러보다 증액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소매판매 지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향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전략가는 “정말로 강한 수치”라면서도 “이것이 마지막 환호가 될 수 있다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시장이 약화하고, 새로운 부양책이 지연되고 있어 향후 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3·4분기 실적 시즌 기대감과 연말 배당주 투자 자금 유입이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이번 변동성 국면을 11월 대선 이후를 대비한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9월 OECD 전체 경기선행지수는 선진국 대비 호조를 보이고 있고, 실적 시즌도 예상 대비 양호하다”며 “미국 대선 이전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주가 조정 위험은 이익 전망이 호전되고 있는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기회”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전망치로 2,320~2,400포인트를, 케이프투자증권은 2,340~2,400포인트를 제시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개선 요인 불확실성에 따른 실망감이 표출될 수 있는 국면으로 당분간 지수 상승 속도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대선 이후 재차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 대선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질 시점에서 국내 반도체·핸드셋·자동차 등 미국향 수출주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우선적으로 조정 시 저가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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