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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쏙야쏙]국민의힘'인물·리더십·소통'실종…개헌저지선까지 '흔들'

■송종호의 여쏙야쏙

지지율 정체 현상·미래 권력도 불투명

김종인 "내가 생각하는 후보 안 보인다"

'독불장군''홀로아리랑'..강해지는 반발

김병준 "자해적 발언..차리리 문을 닫아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부산시 부산대학교에서 박정희 유신체제에 맞서 부산과 창원시민들이 일어난 부마민주항쟁 41주년 국가기념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이후 술술 풀릴 것 같았던 국민의힘이 최근 힘에 부치는 모습입니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꼽자면 한 때 더불어민주당을 추월했던 당 지지율이 다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당내 반발도 극심해지는데다가 뚜렷한 당내 미래권력도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런 국민의힘의 문제가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김 위원장 체제 이후 ‘반짝’ 변화를 보이다가 다시 힘이 빠지게 특징적입니다. 결국 ‘인물’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데 당 안팎에 이견이 없습니다. 대선주자는 차치하고 당장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군을 현역의원 가운데 물색하자니 개헌저지선(100석)이 흔들립니다. 4·15총선 참패로 103석을 겨우 건진 상황에서 현역의원을 내세울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는가 싶더니 막상 재보선대책위원회를 꾸리려고 보니 ‘다들 딴 생각’을 하나씩 차고 있었습니다. ‘리더십’부재의 흔적입니다.

강력한 ‘김종인 체제’라고 봤지만 ‘시한부’ 대표에 정치생명을 맡길 수는 없다는 당내 기류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김 위원장은 당내 소통에 인색했습니다. ‘독불장군’‘나홀로 아리랑’이라는 비판이 잇따르는 이유입니다. 인물도 없고 리더십도 없는 형편에 소통까지 부재한 국민의힘은 다시 힘을 낼 수 있을까요. 4·15 총선 출마자들의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인 지난 15일 검찰은 현역 의원 24명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습니다. 이중 국민의힘은 10명으로, 배우자가 재판에 넘겨진 의원까지 포함하면 총 11명. 소속의원의 10%가량이 기소가 됐습니다. 우물쭈물하다가는 개헌저지선 조차 지키지 못할 수 있는 최대 위기 상황입니다.

인물부재..차기 대선주자 국민의힘 소속은 원희룡 지사 유일
대선주자 지지율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의 인물난은 여실히 드러납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이재명 경기지사(20%), 이낙연 민주당 대표(17%)가 1, 2위를 차지합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 뒤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 윤석열 검찰총장(3%), 홍준표 무소석 의원(2%), 원희룡 제주지사(1%) 순입니다. 눈치채셨나요. 국민의힘 소속은 원희룡 지사 한 명입니다. 차기 대선 주자가 없다 보니 미래 권력에 대한 담보를 하지 못하는 정당으로 인식이 계속 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15일 원 지사가 야권에서는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런 배경에서 일부 예상이 가능 했습니다. ‘무주공산’에 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먼저 깃발을 들고 ‘선점’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인 겁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제8차 더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 세미나에서 강연전 김무성 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역시 홍준표 의원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금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축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보수진영 인사들이 힘을 합칠 때”라며 보수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당 밖 인사지만 결국은 국민의힘 대선주자라는 사실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이는 겁니다. 특징적인 것은 윤석열 총장입니다. 그를 야권 인사로 분류한 대선주자 지지율은 오히려 야권 대선 잠룡의 힘을 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윤 총장의 3~5%가량의 지지율이 다른 야권 후보로 전이될 경우 야당에서도 두자릿수 지지율의 차기 주자가 등장하게 된다는 겁니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의 미래권력 즉 인물 부재를 부채질 하는 셈입니다. 총선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15%이상 빠지고 있는데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제자리 걸음인 이유입니다.
러더십 부재..갈 길 바쁜데 재보선대책위부터 삐걱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의힘 내년 4월 보궐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재보선대책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됐습니다. 이미 너무 알려져서 기사가치 조차 크지 않은 소식이 지난 12일 뒤집혔습니다. 국민의힘은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유일호 선대위원장 카드를 전격 철회하고 그 자리에 3선의 김상훈 의원을 경선준비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경선준비위에는 김선동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재섭 비대위원, 박수영, 황보승희, 조수진, 최승재 의원을 비롯해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14일 이번엔 김선동 사무총장이 아예 사무총장직을 사퇴했습니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가 시장 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커지면서였습니다. 특히 서울시장 잠재후보로 거론되는 오신환 전 의원은 “경선준비위원 제의를 받았지만 고사했다”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고,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재보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만드는 여연 원장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되게 돕는 것이 맞다”며 경선준비위원에서 물러났습니다.

김선동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이 지난 6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제2묘역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의 묘소를 참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보선대책위원회 출범이 이래저래 후보군만 수면 위로 드러낸 모습이 되자 대책위는 경선 룰만 정하는 경선준비위로 격하되고 말았습니다. 전력을 다해야 하는 내년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 연출된 셈입니다. 문제는 더 있습니다. 이 와중에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 16일 부산대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1주년 기념식 후 지역 언론인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거론되는 인물 중에는 내가 생각하는 후보는 안 보인다”고 한 겁니다. 김 위원장은 “큰 설계로 부산발전의 미래를 그리는 인물이 없다”며 “국회의원 3∼4선하고 이제 재미가 없으니 시장이나 해볼까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소통부재..서울·부산시장 현역은 안되고 참신한 인물은 없다?
김 위원장은 줄곧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현역의원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칫 경쟁이 과열될 경우 당 내부 갈등으로 비칠 뿐 아니라 원내에서 1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뚜렷한 비전 없이 출마해 떨어졌을 경우 등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 현역의원 24명 가운데 국민의힘은 10명으로, 배우자가 재판에 넘겨진 의원까지 포함하면 총 11명입니다. 민주당은 7명,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이 각 1명, 무소속이 5명. 20대 국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충돌 사건으로 국민의힘 9명 의원 역시 재판을 받고 있어 20명 가운데 4명이 의원직 상실형을 받으면 개헌저지선인 100석은 무너집니다. 여당의 개헌 시도를 단독으로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당내에선 “최악의 경우 100석이 무너진 상태로 상당 시간을 보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기소된 이채익(울산남갑)·박성민(울산중)·홍석준(대구달서갑), 김선교(여주·양평)의원 등의 지역구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들로 다시 선거를 해도 국민의힘 의석 회복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정국 주도권을 여권에 완전히 넘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김 위원장이 자꾸 “후보가 안보인다”고 하는 이유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지난 4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세종시을 후보로 출마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비대위원장이 세종시 종촌동에서 열린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래 저래 김 위원장이 저울질만 하자 보다 못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섰습니다. 그는 18일 SNS에 “그렇게 생각한다면 차라리 문을 닫아라”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영화 ‘글러브’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폭력행사로 징계를 받은 프로야구 간판투수가 지방에 있는 청각장애인 학교 야구부 코치로 봉사하며 전국대회 출전을 준비하게 되는 이야기”라며 “팀플레이 자체가 어려운 아이들이 무슨 야구를 하겠는가. 그러나 아이들과 코치가 같이 뛰고 같이 울고 같이 넘어지고 하면서 실력을 쌓아간다. 김 위원장 말처럼 정말 국민의힘에 서울시장감이 없고 부산시장감이 없나. ‘글러브’에서의 청각장애인 경우 정도 되는 사람도 없나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을 키우는 것도 공당과 그 지도자의 책무 중의 하나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같이 노력해서 좋은 인물로 다듬어주는 것이 도리다. 당에 사람 없다는 그런 자해적 발언이 앞설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막강하게 당을 장악한 줄 알았던 김 위원장에 닥친 위기일까요. 늘 위기 속에서 기적같이 생존했던 그가 이번에는 어떤 해법으로 이 난국을 풀어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 ‘속’ 사정을 ‘쏙쏙’ 알기 싶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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