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 장마를 뒤로 하고 화창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어느덧 아침 저녁이면 서늘한 기온을 느낄 수 있어 한 해를 정리할 시간이 가까워졌음을 알게 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란 경험해 보지 못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2020년이 빨리 끝났으면 싶은 마음도 있을지 모르겠다. 경제와 주식시장도 2020년을 정리하는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 대선이란 파급력 강한 이벤트와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가동된 수 많은 정책들이 내년에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지 점검하는 시간에 들어간 것이다. 자연스럽게 주식시장과 투자심리는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가 클 수 있겠으나 현재 시장국면에서는 ‘인터발 트레이딩’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발 트레이닝이란 심장 기능을 높이기 위한 운동방법으로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짧은 휴식을 병행하며 반복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경기침체에서도 풍부한 유동성의 도움으로 강한 랠리를 이어왔다. 현재 상황이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짧은 휴식 후 랠리 재개의 상황을 반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투자환경으로 볼 수 있다. 연말 장세가 정체된 흐름을 보이는 것에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경기상황 및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을 점검하고 미국 대선결과를 기다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벤트 결과에 따른 여러 시나리오가 투자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의견을 바꿀 정도의 결과가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같이 인터발(휴식시간)이 길어지는 국면을 통과할 때는 각자 투자성향에 맞는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변동성을 역이용하는 역발상 전략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평가 부담에도 경제 및 산업 패러다임은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올해 단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변동성 확대시 저가 진입 기회를 찾는 노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어적인 투자자라면 일정 현금 수준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최적의 투자 시점을 포착하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문제이다. 시장 이슈에 대한 언론의 과대해석은 주식보유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로금리 환경 속의 투자환경은 당분간 바뀌지 않고 기회를 반복적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을 내리기 힘든 이벤트와 이슈에 대해 시장 참여자가 적응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방향이 결정될 것이고 이때 투자활동을 재개하는 방식이다. 너무 강한 것은 부러지기 쉽다. 투자활동의 강약을 자주적으로 조정해야 상당 기간 지속될 투자의 여정을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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