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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빛난 'M&A 승부사' 최태원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 인수]

하이닉스 이어 LG실트론·도시바 인수로 '수직계열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다시 한 번 발휘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이 지난 2012년 주변의 우려에도 하이닉스를 인수해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그룹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키워내기까지 길목마다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있었다. 반도체 사업뿐 아니라 그룹 전체적으로도 몸집을 불려 재계 서열 3위로 올라서는 데는 최 회장의 M&A 선구안이 빛을 봤다는 평가다.

반도체 불황기에 결단한 2012년 하이닉스 인수는 지금까지도 ‘신의 한 수’로 불린다. 당시 SK그룹 내부에서도 하이닉스 인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휘청여 만성 적자·부실 기업으로 낙인찍힌 하이닉스를 인수하려 나서는 기업은 없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나의 애니멀 스피릿(동물적 감각)을 믿어달라”며 반대 목소리를 설득,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이후 2015년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4,800억원에, 2017년에는 약 1조원에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차례로 사들였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스를 생산하고, SK실트론은 웨이퍼를 생산한다. SK하이닉스를 정점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핵심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곳들을 하나씩 사들인 것이다.

SK그룹 계열사가 된 후에도 SK실트론은 5,400억원을 들여 듀폰의 차세대 웨이퍼 실리콘카바이드(SiC) 사업부를 인수했고, SK머티리얼즈도 금호석유화학의 전자소재 사업을 인수하는 등 왕성한 M&A 먹성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2018년에도 4조원을 들여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도시바 메모리(현 기옥시아)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치열한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전이 전개될 때 최 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兆) 단위의 투자나 M&A는 기본적으로 총수 결단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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