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올해 두 번째 회사채 수요를 확보했다. 산업은행이 전체 물량의 절반이 넘는 800억원 규모를 인수하면서 가까스로 미매각을 면했다는 평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000150)인프라코어는 전날 1,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마감 이후 50억원의 주문이 추가로 들어와 산업은행 인수 물량을 제외한 시장 수요를 겨우 확보했다.
KDB산업은행은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대표 주관사로 나서 미매각 물량 800억원을 인수키로 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에 약 3,5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한 바 있다. 상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한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제 지원을 받은 기업은 두산인프라코어(2차례)와 폴라리스쉬핑(1차례)이 유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사업인 건설기계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현금창출력 대비 높은 차입부담이 투심에 계속 부정적이라는 평가다. 상반기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별도기준 228.7%다. 금융비용은 968억원으로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816억원보다 많았다.
여기에 재무개선에 나선 두산그룹이 회사의 지분매각을 추진하면서 향후 신용등급 변동성도 높아졌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BBB’로 신용평가사들의 불확실검토대상에 올라 있다. 추후 인수 구조와 매수자의 재무역량, 매각 이후 회사의 재무개선 가능성 등 매각 진행 상황에 따라 신용도가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같은 부정적 투심을 감안해 연 3.9~4.9%의 높은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다. 회사의 2년 만기 개별 민평금리(4.39%)보다 최대 50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높은 금리를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일부 있었다”며 “BBB 신용도와 두산그룹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 목표 수요를 다 모은 것만으로도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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