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전기차 ‘모델3’를 유럽에 수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공장에선 보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생산에 주력하고 중국에선 ‘모델3’를 주로 생산하는 등 지역 공장별로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공장 완공 전까지 유럽 내 수요 해결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같은 방침이 바뀐 것은 공장별 생산 모델의 분업이 이뤄진 데 따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렉트렉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에선 모델Y 생산에 주력하고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면서 “독일 기가팩토리 공장이 생산에 나설 수 있을 때까지는 모델3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건설 중인 독일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유럽 1번째이자 전 세계적으로는 4번째 생산기지다. 고용 인원은 1만2,000명, 연간 생산량은 50만대를 예정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여름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자연 파괴를 우려하는 건설 반대 시위로 인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가 중국을 통해 모델3를 수출하게 되면서 유럽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보다 빨리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게 됐다.
테슬라는 다음달부터 모델Y의 7인승 버전을 생산할 계획인 만큼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Y의 비중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는 12월 초부터 7인승 모델Y를 납품할 예정이라고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7인승 모델Y는 기존 5인승보다 3,000달러(344만원) 더 비싸고, 좌석은 3열로 배치된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314마일(505㎞)이다.
커지는 中 영향력...모델3 모터도 중국산?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초 폐막한 중국 베이징국제모터쇼에서 테슬라 모델3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물론 모터도 중국제가 쓰인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테슬라는 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상하이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모델3를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닛케이 보도가 맞는다면 테슬라는 이제 배터리는 물론 모터 또한 중국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셈이다.
닛케이는 테슬라에 모터를 공급할 수 있는 중국 기업 후보로 쑤저우후이촨연합동력계통(Inovance Automotive) 등을 거론했다. 이 회사는 2016년 9월 설립됐으며 웨이마 자동차(威馬汽車), 리샹자동차(理想汽車) 등 중국의 신흥 전기차 업체들에 이미 모터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 부품 수주를 발판으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델3 배터리엔 중국 CATL 제품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테슬라가 모델3 가격을 인하하면서 CATL이 코발트 없이 생산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CATL이 강력한 경쟁자인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과 함께 테슬라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저비용은 물론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게 닛케이의 분석이다. 일본 완성차 업체의 한 대기업 간부는 “CATL의 배터리 기술은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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