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투톱인 롯데와 신세계가 연말 쇼핑 대목을 맞아 ‘한국판 광군제’로 한판 붙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총출동한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한국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11월로 예정된 국내외 대형 쇼핑 행사에 앞서 대규모 할인을 진행해 연말 쇼핑 시즌까지 소비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해외 대형 쇼핑 행사에 맞춰 11월에 집중됐던 국내 유통업계 할인 경쟁이 10월 말부터 본격화된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계열사가 총출동하는 ‘쓱데이’ 행사를 오는 31일 열 계획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2일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139480), SSG닷컴 등 18개 그룹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어 하루 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에 초점을 맞춰 SSG닷컴을 중심으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TV쇼핑, 까사미아 등 17개 관계사가 행사에 참여한다.
신세계그룹은 본 행사에 앞서 이날부터 특별 행사를 진행한다. SSG닷컴은 벤츠, 페라리 등의 자동차를 할인가에 선보이고, 이마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에어팟 프로를 비롯한 전자제품을 55% 저렴하게 내놓는다. 스타벅스에서는 할로윈 프로모션 음료 2만원 이상 구매하면 비디비치 ’스푸키 메이크업 키트‘를 증정하는 행사도 20일부터 물량 소진시까지 진행한다.
롯데는 롯데온을 중심으로 23일부터 열흘간 유통 부문 계열사 7곳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한다. 2017년부터 매년 11월에 ‘롯데 블랙페스타’라는 이름으로 하던 행사를 ‘롯데온세상’으로 바꾸고 시기도 처음으로 10월로 앞당겼다. 이번 롯데온세상 기간에는 2조원 규모의 물량인 50만개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한다. 또 22일까지 사전행사를 통해 10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롯데온과 함께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등주요 계열사들도 별도의 행사를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며 소비 활성화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창립 41주년을 맞아 23일부터 내달 8일까지 17일 간 화장품과 패션 상품 등을 할인 판매한다. 화장품만 약 450억원 물량을 준비했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단독 판매하는 프리미엄 패딩도 선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이와는 별도로 16일부터 ‘광클절’이라는 이름으로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3,000억원 규모 물량을 할인 판매하고 119억원 규모의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롯데와 신세계가 10월 말부터 본격적인 할인 행사에 나선 것은 11월부터 연말까지 국내외 쇼핑행사가 이어지면서 최대 쇼핑 시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광군제 등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최근 몇 년 간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11월에 집중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 등은 1년에 두 차례 여는 대규모 할인 행사 중 하나를 11월 첫째 주에 개최하고, 11번가도 자체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십일절 페스티벌’을 11월1~11일 연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 행사가 몰리자 지난해 11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7,576억원으로 월간 사상 최대 금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가 진행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올해 온라인 참여 업체들을 늘리며 규모를 키워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부터 15일간 열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기업은 이달 16일 현재 1,084개로, 지난해 참여기업 650여곳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제조업체는 700여곳으로 2016년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제한적이라 온라인 시장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행사 규모를 키워 쇼핑시즌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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