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한국노동패널 최신 자료를 분석해 거주 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경연은 “분석 결과 자가 거주보다 전세나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전세를 살면 자가 거주 대비 결혼 확률이 약 2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의 경우에는 감소 폭이 65.1%로 더 커졌다. 한경연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거주 유형 차이가 결혼 가능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며 “자가나 전세보다 월세에 거주하는 경우 결혼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거주 유형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는데, 이 역시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거주 시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은 자가 거주 대비 28.9% 낮았고, 월세의 경우에는 55.7% 낮아졌다. 다만 거주 유형이 첫째 자녀 출산에는 큰 영향을 주지만, 둘째 자녀 출산에는 유의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주거 유형에 따라 결혼율과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 측면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월세가 대세라는 말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부담을 증대시키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주거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