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홈쇼핑이 대규모 할인 행사인 ‘광클절’을 선보이자 경쟁 홈쇼핑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홈쇼핑은 잘 하지 않던 이커머스의 대규모 할인전에 필적할만한 행사를 기획하자 일부 업체들은 부랴부랴 태스크포스(TF)팀을 조성해 유사한 행사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광클절’은 지난 16일 시작한 후 5일 만에 주문건수 100만건을 달성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홈쇼핑의 ‘광클절’은 30년 유통맨 이완신(사진) 대표의 작품이다. 그는 홈쇼핑의 경쟁 대상이 TV쇼핑을 넘어 온라인, 모바일로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을 잡을 수 있는 화끈한 마케팅을 주문했다. 그 결과 TV, 온라인, 모바일 등 전 채널에 걸쳐 3,000억원의 물량을 할인 판매하는 초대형 쇼핑 축제가 탄생했다. 행사 이름이 ‘광클절’인 것도 TV뿐만 아니라 엄지 쇼핑족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다. 효과는 쏠쏠했다. 5일 만에 매출은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고, 젊은 세대가 주로 차지하는 모바일 주문 고객도 60% 이상 상승했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이 대표는 전·현직 임원들의 납품 비리로 ‘비리 홈쇼핑’으로 낙인 찍힌 롯데홈쇼핑을 변화하기 위해 이미지 개선에 집중했다.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젊은 마케팅에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기존 홈쇼핑 고객층인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포섭에 나섰다. ‘할담비’로 인터넷 스타가 된 지병수씨를 비롯해 가수 양준일씨, 걸그룹 오마이걸 승희씨 등 인플루언서들과 연계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 선보인 것이다. 그 결과 모바일 매출은 50% 이상 증가하며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올해 6월에는 업계 최초로 회원비 10만원을 받는 VIP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며 프리미엄 마케팅도 강화했다. TV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고객 이탈이 발생하자 소수 충성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백화점식 접근법을 적용한 것이다. VIP 제도인 엘클럽 고객은 이번 광클절에서도 주문금액이 지난해 보다 3배 증가하며 효과를 입증했다.
롯데홈쇼핑의 광폭 마케팅은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홈쇼핑 업계 빅4 중 취급액 기준 2위를 차지한 것이다. 롯데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 전략 강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실적 선방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최근 롯데그룹 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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