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정부의 평가와는 달리 전국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매매가 상승폭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서울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잇따른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9주째 0.01%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0.12%를 기록했다. 서울은 7·10 대책 이후 매수세가 둔화된 가운데 신규 분양물량 감소와 전세물량 부족 등의 여파로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와 소형 평형 위주로 매수세가 계속되며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지역은 중랑구(0.04%)였고, 그 뒤를 관악구(0.03%)가 이었다. 부동산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모두 보합세에 들어섰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주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며 18주 만에 가격이 하락하는 듯 보였으나 이번 주를 기점으로 다시 보합세로 돌아서면서 하락장을 빠져나왔다.
수도권의 상승폭은 더 커졌다. 인천이 0.12%, 경기가 0.14%를 각각 기록하며 전주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경기권 아파트의 경우 김포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김포는 GTX-D 기대감이 있는 구래동과 장기동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단지를 위주로 가격이 올라 0.51%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고양 덕양구도 행신·화정동 역세권 및 동산·성사동 대단지 위주로 0.31% 올랐다.
광역시의 상승세도 무섭다. 특히 대구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가 0.26% 올랐는데, 학군이 우수한 범어·만촌·황금동 신축 단지를 위줄 수성구는 0.64% 올랐고, 달서구도 0.32% 올랐다. 부산(0.23%)은 수영구(0.66%)와 해운대구(0.52%)가 큰 폭으로 가격이 뛰었다.
정부가 조만간 전세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전세 시장도 상승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커진 0.21%을 기록했다. 수도권도 0.16%에서 0.21%로, 지방도 0.16%에서 0.21% 5대 광역시도 0.18%에서 0.23%으로 증가하는 등 전국으로 전세 상승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은 이번주에도 지난주에 이어 0.08%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69주째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감정원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유동성 확대 영향이 있는 가운데 거주요건 강화 및 갱신청구권 시행 등으로 매물부족이 지속되고 있으며, 가을이사철 수요가 높은 교육·교통 양호 지역과 역세권 및 직주근접 지역 중심을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0.10%)와 용산구(0.10%)의 상승률이 높았다. 강남권에서는 전세 수요가 높은 강남 4구가 모두 0.10%를 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잠실동 준신축단지를 위주로 0.11% 올랐고, 강남·서초·강동구는 각각 0.10% 올랐다.
경기·인천의 전세가도 급등했다. 경기도는 지난주 0.19%에서 이번주 0.24%로 뛰었는데, 3기 신도시 청약수요가 꾸준한 고양 덕양(0.47%)과 용인 수지(0.45%)의 전세가가 많이 올랐다. 인천은 중구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전세수요가 늘어나며 상승폭이 0.23%에서 0.39%로 대폭 확대됐다. 연수구(0.94%)는 주거환경이 양호한 송도국제도시 위주로, 서구(0.36%)는 청라지구와 인근 신축을 위주로 올랐고, 미추홀구(0.36%)도 용현동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전세가가 상승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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