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을 통해 안동·예천은 워싱턴DC, 대구는 뉴욕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될 겁니다. 대구경북의 모든 지역이 이익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통합을 추진하겠습니다.”
이철우(사진) 경북도지사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행정통합의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지사는 “통합을 통해 대구는 문화예술·교육·서비스·금융 중심 대도시로, 경북은 행정기관(도청신도시)과 함께 제조업 등 산업·관광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이들 지역을 광역교통망으로 연결해 시너지 효과와 균형발전을 동시에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행정통합의 당위성을 지역발전의 핵심 동력인 청년 인구와 청년 일자리에서 찾았다. 그는 “만 15~39세 이하 청년 비중이 지난 1980년에는 대구경북 인구의 42%였으나 지금은 경북 인구의 고작 26%에 불과하고 전국 청년의 54%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청년이 좋아하는 일자리는 문화산업이고 미래 인공지능(AI) 시대 일자리 원천도 문화산업이지만 경북 혼자서는 문화산업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두 광역단체가 하나로 합칠 경우 기존 대구시가 보유한 지위와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일각에 우려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행정통합이 가져올 긍정적 파급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그런 우려가 있으나 행정통합은 대구와 경북 어느 한쪽의 흡수가 아닌 대등한 통합으로 추진되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만큼 양 지역 주민 모두 자부심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제안한 특별자치시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꼭 도(道)로 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시(市)로 하면 대구의 구·군과 경북의 시·군이 똑같은 기초지자체가 되고 기초의회 기능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대구시 지위 축소에 대한 우려도 없다”며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광역화는 현 정부 역시 원하는 방향이어서 행정안전부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곧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에 정식 공문을 보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지사는 행정통합 실현까지 3개의 큰 관문 중 2개가 남아있다고 했다. 단체장의 의견이 달라 행정통합의 첫발도 못 내딛는 사례도 많은데 대구경북은 이미 첫 번째 관문을 넘었다. 그는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관문인 주민투표와 특별법 제정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데 행정통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도민의 갈등과 반대를 조정·설득하고, 당정간담회,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국회 내 공감대 확산에 매진해 이들 관문도 대구시와 함께 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통합신공항 이전의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드러냈다. 그는 “공항건설에 직접 투입되는 건설비만 10조원, 도로철도 등 교통망 구축에 12조원, 배후도시 건설에 수조원이 지역에 투입될 것”이라며 “신공항 이전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야말로 상상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합신공항 건설은 단순히 공항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침체된 지역경제를 단숨에 일으켜 세우고 대구경북의 산업·경제지도를 바꾸는 ‘경북형 뉴딜사업’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이 지사는 “대규모 토목공사로 지역 건설경기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항공클러스터에는 항공정비, 항공소재·부품·물류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인천공항에 집중됐던 항공물류의 상당 부분을 통합신공항에서 직접 처리하게 되면 물류비용 절감 등을 통해 지역 제조업과 산업단지가 활성화돼 재도약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현재 신공항과 연결되는 교통망 확충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 지사는 “철도 3개 노선과 도로 5개 노선에 12조4,000억원을 투입, 대구경북 전역에서 1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서대구와 신공항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공항철도를 신설하는 것으로, 신공항까지 20~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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