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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비인도적 무기' 집속탄 사업 분리

분할회사 KDI로 넘겨 종업원 지주사 전환

태양광 등 신성장 산업에 집중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서울경제DB




한화(000880)그룹이 비인도적 무기로 낙인찍힌 ‘집속탄’ 사업을 직원들에게 매각한다.

분할 신설회사인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종업원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한화는 그룹의 주력이자 오너가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이끄는 태양광 사업에 걸림돌인 집속탄 사업을 완전히 법적으로 분리하기 위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집속탄은 한 개의 탄 안에 수백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가 있는 구조로 살상 범위가 축구장보다 넓다. 하늘에서 수백 발이 쏟아지는 모습에 ‘강철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른바 ‘강철비 사업’과 관련된 자산과 인력을 분할 신설회사인 KDI로 넘기고 이 회사를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 되는 종업원 지주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사주조합은 KDI 인수를 위한 재무적투자자(FI)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회사의 대표이사는 정정모 ㈜한화 화약·방산 사업운영실장이 맡게 된다. 직원들의 복지와 임금 등 처우는 한화 방산 부문과 동일하게 유지하며 위로금으로 KDI 주식을 나눠주기로 했다. ㈜한화 노사는 지난 22일 협의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하고 분할기일인 오는 11월2일 전까지 전환을 마칠 계획이다.

㈜한화가 집속탄 사업 정리에 나선 것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집속탄은 정밀 타격 무기와 달리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어 국제사회로부터 비인도적인 무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럽 등에서는 집속탄 생산 업체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연금, 네덜란드 공무원연금 등 유럽의 ‘큰손’ 연기금은 집속탄 업체를 ‘블랙리스트’와 같은 ‘레드 플래그’ 국가로 분류해 투자하지 않는다. 실제로 노르웨이 연기금은 ㈜한화를 2007년부터 13년째 이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으며 2018년 네덜란드 금융사들은 한화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루션과의 사업 추진을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태양광 시장인 유럽에서는 기업가치를 따질 때 사회적인 책임을 재무 요소와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장애물인 집속탄 사업을 떼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제 금융시장의 블랙리스트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김 사장의 강력한 의지도 사업 정리에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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