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맹희 CJ그룹 전 명예회장의 갈등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재현 회장은 25일 이건희 회장 빈소를 조문하며 화해 분위기 불씨를 지폈다. 삼성그룹의 첫 경영승계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앙금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대에 화해 무드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고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며 “일찍 영면에 드셔서 황망하고 너무 슬프다”고 추모했다. 이재현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와 자녀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내외와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재현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했으며 약 1시간 30분가량 빈소에 머물다 돌아갔다.
이재현 회장은 이어 “일찍 영면에 드셔 황망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삼성그룹의 첫 경영승계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앙금은 이재용 시대에는 화해 무드로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2015년 8월 별세한 이 명예회장 빈소에 이 부회장이 직접 문상해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되자 이 부회장 등 범삼성가 구성원은 이재현 회장에 대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2018년 삼성맨이던 박근희 삼성생명 고문이 CJ대한통운으로 영입된 사건 역시 삼성과 CJ그룹 관계개선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12년에는 창업주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삼성과 CJ그룹 간 대결이 진행되면서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회장은 갈등 관계가 깊어졌다. 이 회장의 형인 이 명예회장과 누나인 이숙희씨 등은 이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며 1조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 분쟁은 이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재현 회장이 있는 CJ와 삼성의 그룹 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을 빚기도 했다.
/백주원·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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