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측이 부실 의혹을 받는 펀드에 대해 인턴들에게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공판에서 2018년 라임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A씨가 증인으로 참석해 “윤모 대리가 준 기초자료를 토대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의 전망이 좋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윤 대리가 업무 지시를 하면서 IIG 펀드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윤 대리가 관련 자료를 주면서 앞으로 거시경제 상황이 괜찮아지면 펀드 상황도 좋아질 거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윤 대리가) 이런 부분에 유념해 보고서의 결론을 내려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와 같은 기간 라임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B씨도 “윤 대리로부터 보고서 작성 시 긍정적인 결론을 내달라는 뉘앙스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 부사장 측은 윤 대리가 허위 결론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IIG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허위로 내달라는 것이 아니라 향후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하라는 설명을 한 것이 아니냐”고 증인들에게 되물었다.
이에 증인들은 “윤 대리의 지시가 허위로 결론을 작성해달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외부의 긍정적인 관점이 있으니 이를 반영되게 써달라는 뉘앙스였다”고 답했다.
라임의 ‘플루토 TF-1호’ 펀드는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과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IIG 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
이 중 IIG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했으나 라임 측이 이를 인지했음에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 방식을 변경하면서가지 펀드 판매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심기문기자 doo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