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처음으로 분기 순익 1조원을 돌파하며 ‘리딩 금융’ 수성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사모펀드 리스크 등의 악재에도 일회성 요인 없이 성장을 이어가 올 들어 3분기 만에 누적 순이익이 3조원에 육박했다. 대내외 변동성 확대에도 조용병(사진) 회장이 강조해온 수익구조 다변화가 결실을 봤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올 3·4분기 1조1,4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27일 밝혔다. 시장 예측치(9,794억원)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지주사 설립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누적 순이익은 2조9,502억원으로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8,960억원에 비해 1.9% 증가한 수치다. 추세대로면 지난해 순이익 3조4,035억원을 넘어 연간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4년부터 7년 연속 당기순이익 증가세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수익창출 능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며 3분기 누적 기준 금융권 역대 최고 실적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세부 지표를 보면 디지털 채널을 강조하고 수익원 다변화에 나선 조용병 회장의 전략이 통했다. 디지털 분야에서 그룹 기여도(경비차감전 영업이익 기준)는 11.6%로 1년 전과 비교해 39.4%나 늘었다. 은행부문과 비은행부문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3·4분기 누적 기준 각각 66.4%, 33.6%였으나 올해는 은행부문이 58.7%, 비은행부문이 41.3%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저금리 시대에도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룹 이자이익은 3·4분기 누계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78%로 전 분기 대비 3bp 떨어졌으나 하락세는 완화되는 추세다.
그룹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3·4분기 6,2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누적으로 1조7,650억원으로 1년 전보다는 10.7% 감소했다. 사모펀드 사태의 중심에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누적으로 1,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줄었다. 반면 신한카드가 3·4분기 누적 기준 14.4% 증가한 4,702억원,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은 각각 56.0%, 0.8% 늘어난 1,713억원, 2,13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이끌었다.
KB금융(105560)과의 리딩금융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3·4분기 누적으로 KB금융(2조8,779억원)에 비해 순이익은 앞섰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소폭 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4분기에도 코로나19와 경기둔화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수준 등을 감안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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