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되더라도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뇌가 최대 10년 늙거나 IQ가 8.5 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 후유증과 뇌기능의 상관성을 다룬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당국에서 인지하고 있는 바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연구진은 코로나19 완치자 8만4,285명을 대상으로 언어 구사 능력, 논리력, 집중력 등을 검사해 비감염자와 비교한 결과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해 인지 능력이 감퇴됐음을 확인했다.
코로나19 완치자들은 언어 구사 능력, 논리력, 공간지각능력, 집중력, 감정조절 능력 등에서 비감염자보다 점수가 낮았다. 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환자들의 경우, 뇌의 나이가 최대 10년이나 늙거나 IQ가 8.5 떨어지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코로나19의 특성이 혈전(혈관 내 핏덩이)이 많이 생기는 것인데 그 경우 충분히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런 부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입증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곳곳의 혈관이 혈전으로 막히면 혈류가 공급되는 장기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뇌 기능뿐만 아니라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의 기능들이 충분히 저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본부장은 현재 코로나19 후유증에 관한 연구가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연구에는 코로나19 증상이 심했던 피실험자일수록 후유증이 컸고 회복한 지 수개월 지난 참가자에게도 뇌 흐림(브레인 포그·brain fog)이 나타났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뇌 흐림은 뇌에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력이나 사고력, 표현력 등이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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