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학가에 위치한 한 호프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때보다 1단계가 시행 중인 지금의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매출이 예전처럼 급격히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진 것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A씨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월 매출액이 2,500만원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는 1,800만원까지 떨어졌다. 2.5단계 때는 월 900만원까지 매출이 하락했는데 1단계로 완화됐는데도 월 매출이 1,2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로 ‘V자’형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실제는 ‘L자’형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28일 한국신용데이터가 지난주(10월19~25일) 전국 65만여 자영업자의 카드 매출을 조사한 결과서도 나타난다. 조사결과 자영업자 카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3주 연속 같은 하락 폭으로 거리두기 1단계 이후에도 매출회복이 더디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 2주간 자영업자 매출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막 종료된 9월 마지막 주 자영업자 매출 하락 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이어진 9월 말 전국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 대비 10%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도 이미 비대면 등에 익숙해져 오프라인 중심의 자영업 매출 회복에는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나온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왔지만 주 소비층인 학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다 보니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회복수준이 ‘캡(모자)’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특히 온라인 쏠림이 더 심화되고 있어 자영업자 매출회복이 자칫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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