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이 올 3·4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깜짝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으로 어깨가 무거운 은행 대신 ‘동학개미운동’과 주식시장 반등에 힘입은 증권사를 필두로 비은행 부문이 약진했다.
농협금융은 올 3·4분기 당기순이익이 5,5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66억원)보다 38.8%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국내 금융그룹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는 가운데 5대 금융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올 들어 3·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조4,60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8% 늘었다.
영업이익도 1조5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 훌쩍 뛰었다. 특히 비이자이익(5,286억원)이 지난 분기에만 160.3% 급증하며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수수료이익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NH투자증권은 올 들어 지난해보다 63% 급증한 7,316억원의 수수료이익을 거뒀다. 은행(5,34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위탁중개수수료 수입이 늘어나는 등 수수료수익이 지난해보다 35.6% 급증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계열사별로도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NH투자증권은 누적 순이익 5,01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9.6% 급증했고 NH농협생명(543억원, 160.3%)과 NH농협손해보험(492억원, 1,136.4%)도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반면 NH농협은행은 1조1,155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보다 6.4% 감소했다. 이자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부실에 대비해 3·4분기 724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은 영향이다.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올 들어 총 3,1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5%로 지난해 말보다 0.18%포인트 개선됐고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42.5%로 34.6%포인트 올랐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잠재적 부실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범농협 수익센터로서 농업·농촌 지원 역량 강화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체질 개선과제를 중점 관리해 그룹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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