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분기 신한금융과 KB금융 모두 순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주력인 은행 외에도 비은행 계열사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예상 밖의 호실적을 거두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카드·신한캐피탈·신한저축은행의 실적이 모두 개선됐다. 신한카드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1,676억원이었고, 신한캐피탈은 전년 동기 대비 77.4% 증가한 502억원, 신한저축은행은 11.5% 뛴 230억원의 순익을 냈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들도 고른 성적을 거뒀다. KB국민카드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줄어든 914억원이지만 지난해 3·4분기 발생한 법인세 조정 관련 일회성 이익(282억원)을 제외하면 순익은 오히려 19.2% 증가한 셈이다. KB저축은행은 134억원의 순익을 거둬 전년 대비 2억원가량 줄었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키위뱅크) 구축 비용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이라는 평가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계열사의 성과가 돋보였다. 하나카드의 경우 디지털혁신을 통한 비용개선 효과 등에 힘입어 3·4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3% 급증한 49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도 전년보다 20.7% 늘어난 132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금융권에서는 연말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CEO들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무난히 연임에 성공하거나 영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월 임기가 끝나는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는 2017년부터 신한카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도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며 4연임한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이 3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12월 임기를 마치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도 무난히 연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2018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도 디지털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서라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점쳐진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대표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앞세워 연임을 거듭하며 장수 CEO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이지윤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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