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항공사들이 파산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중국 항공사들은 거대한 국내선 수요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29일 신경보에 따르면 우춘겅 중국 교통운수부 대변인은 전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올해 1·4∼3·4분기 중국 국내선 여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98%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올 초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며 중국에서도 국내·국제선을 막론하고 항공노선 운영이 대폭 줄고 탑승률도 크게 저조했다. 하지만 당국의 공격적인 방역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2·4분기부터는 국내선 운영이 서서히 정상화됐다.
동방항공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1억위안(약 4조2,3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25% 감소했지만 3·4분기 실적은 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많은 중국인이 국내선 항공기로 최남단 섬인 하이난 등 국내 장거리 여행에 나서면서 이달 초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에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항공권은 모두 팔렸고 가격도 평소의 몇 배로 뛰었다.
반면 다른 국가들의 항공사들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타이항공은 수익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타이항공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구명조끼와 탈출 슬라이드를 재활용한 가방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밝혔다. 타이항공은 “폐기된 구명조끼와 비상착륙 시 사용하는 슬라이드 래프트를 이용해 만든 가방들을 소개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타이항공은 지난달 초 방콕 본사 건물 2층에 비행기 객실을 닮은 레스토랑을 열기도 했다.
방만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타이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부채가 무려 3,320억밧(약 12조680억원)까지 늘어나 결국 지난 5월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2만여명인 전체 직원의 30%가량인 6,000명 이상이 해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실정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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