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기존 사업인 천연가스 공급을 넘어 수소 산업에서 신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며 혁신적 사업 다각화로 국내 에너지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천연가스 시장이 성숙기에 도달하자 가스공사는 수소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 신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 개최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기존 도시가스사만 공급이 가능했던 수소 제조용 천연가스를 가스공사도 수소 제조업체에 직공급할 수 있게 허용했다. 특히 수소제조용 천연가스에 발전용에만 국한되던 개별요금제를 적용하기로 해 가스공사의 저렴한 천연가스 공급능력이 주목받게 됐다.
정부는 수소 생산 확대를 위해 석유화학공장에서 나오는 부생수소에만 의존하지 않고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수소 대량 공급에 나서기로 했는데 수소를 신사업으로 착실히 기반을 닦아온 가스공사가 최대 수혜를 입게 된 것이다. 정부는 또 2022년부터 전력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의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수소발전 의무화(HPS) 제도를 도입, 수소 수요 확대를 이끌기로 해 가스공사의 수소 사업이 날개를 달게 됐다.
수소산업에서 가스공사의 성장 가능성은 증권업계 뿐 아니라 글로벌 신용기관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 사업이 가스공사에게 기존 천연가스 공급에 이은 핵심 영역이 될 것” 이라며 “수소 경제가 확대될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스공사가 누릴 것”이라고 내다보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세계 최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지난 26일 가스공사의 장기신용등급을 ‘Aa2’로 국가와 같은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HPS 시행에 따른 가스 공사의 역할 확대와 수소 사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배경으로 꼽았다.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의 글로벌 붐에 가스공사가 수혜를 입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수소 사업 추진 로드맵’을 수립하고 관련 조직을 강화, 수소 생산과 공급, 기술개발 등 수소산업의 전 영역에 적극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0여개 중소·중견 수소업체들이 참여하는 ‘하이넷’ 설립을 주도해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100개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경남 김해에는 수소를 생산해 곧장 공급할 수 있는 제조식 수소충전소를 자체 건설하고 있다. 아울러 2023년 생산을 목표로 경남 창원과 광주광역시에 지역 거점형 수소 생산기지도 구축 중이며 2030년까지 대규모 수전해 기술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 역시 수소경제 선도에 가스공사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지난 7월 ‘수소 유통 전담기관’으로 선정하고 수소 거래소 구축과 운영, 수소 관련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게 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호응해 수소산업이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래 저탄소·친환경 수소에너지 시대에 걸맞게 수소사업 로드맵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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