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하남 유상감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규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통상 유상감자는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단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스타필드하남 주주들은 재투자를 선택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하남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유상감자를 의결했다. 보통주 2,020만8,400주를 주당 1만5,835원에 매수해 이를 소각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스타필드하남의 주주는 신세계프라퍼티(51%)와 글로벌 쇼핑몰 개발사 터브먼·블랙스톤(49%)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유상감자는 지분율 대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약 3,200억원을 유상감자로 확보하게 되며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분율 51%를 유지하게 된다.
신세계프라퍼티와 터브먼 등은 유상감자로 확보한 자금을 신규사업에 재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신규 스타필드 지점을 위한 투자금 마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수원점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신규사업 확대를 위해 이번 유상감자를 단행했으며 기존 스타필드 점포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스타필드하남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번 유상감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문을 연 스타필드하남은 매년 매출 1,1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 이상을 확보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재무상태도 좋다. 지난해 말 기준 3,703억원의 주식발행초과금과 254억원의 이익잉여금을 확보하는 등 자본총계가 5,732억원까지 늘었다.
글로벌 쇼핑몰 개발사 터브먼과 쌓은 신뢰관계도 유상감자의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당초 터브먼과 블랙스톤이 스타필드하남에 출자할 당시 일각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보다는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의 투자로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통상 사모펀드 등 해외 투자자들이 기업·부동산에 투자한 뒤 유상감자와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 이력이 많아 이번 감자가 투자금 회수 절차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왔다.
하지만 터브먼이 차등감자 없이 스타필드하남 지분율을 유지한체 신규사업 투자를 검토하면서 두 회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터브먼은 그동안 스타필드하남 뿐 아니라 스타필드안성 등에도 투자하며 신세계프라퍼티와 협력관계를 다져왔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스타필드하남이 2016년 9월 문을 연 뒤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신규사업을 위한 재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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