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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10명중 1명 이상 동참..."고검장 등 가세땐 檢亂 현실화"['커밍아웃' 검사 200명 넘어]

秋, 검사 공개저격에 불만 터져

"인사권·감찰 등 권한 남발" 비판

내달엔 '커밍아웃' 더 늘어날 듯

기수별 연판장 등 조직화 가능성

추미애(가운데) 법무부장관이 30일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 참가하고 있다./연합뉴스




일선 검사들이 잇따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 글을 쏟아내는 데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드디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추 장관은 검찰 인사는 물론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까지 검찰과 충돌했다. 게다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두 차례 수사 지휘권 발동에 이어 대대적 감찰까지 현실화하면서 법무부와 대검찰청 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특히 본인을 비판한 평검사를 공개 저격하면서 검찰 내 불만이 분출하고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추 장관이 검찰 윗선인 지도부를 넘어 평검사까지 ‘검찰개혁’을 앞세워 비판하고 나서자 일선 검사들이 폭발했다는 얘기다.

이환우(사법연수원) 29기 제주지검 검사는 28일 검찰 내부망에 추 장관의 검찰 개혁 방침에 대해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 장관은 이 검사를 겨냥해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메시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대응했다. 그러자 29일 최재만(사시 36기) 춘천지검 검사가 추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검찰 내부망에 “법무부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 이후 수사지휘권을 남발하며 인사권·감찰권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검찰을 압박하고, 검사들의 과거 근무 경력을 분석해 편을 가르고 정권에 순응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검사들에 대해서는 마치 이들이 검찰 개혁에 반발하는 세력인 양 몰아붙이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최 검사는 “현재와 같이 정치권력이 이렇게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이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고 밝혔다. 최 검사는 참여정부 시절 검찰 개혁을 주도했던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사위이자,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이다.





두 평검사가 추 장관을 향해 쏜 비판의 화살은 검찰 내부 불만의 집단 표출이라는 과녁에 적중한다. 최 검사의 글에 동료 검사들이 호응하는 글을 달면서 30일 오후6시 현재 댓글 수가 210개를 넘어섰다. 검찰 내부에서는 “월말은 미제사건을 처리하는 데 바쁜 시기라 댓글은 내달 초에 급격히 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댓글의 공통점은 대체로 최 검사의 주장에 ‘공감한다’거나 ‘동의한다’ ‘커밍아웃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몇몇 댓글은 추 장관을 직접 겨냥하는 등 불만은 절정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A검사는 “검찰개혁을 바라는 평검사가 현재 진행되는 검찰 개혁의 본질이 무엇이고, 그 방향이 옳으냐는 질문에 ‘검찰 개혁이 답’이라고 한 반응은 도대체 어떤 사고회로를 가져야 나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B검사는 “무엇이 커밍아웃이라는 것입니까, 그렇게까지 하셔서 다른 검사들을 ‘장관이 겁이 나 입을 다물고 있는 검사’로 만드셔야만 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C검사는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라는 사자성어에 빗대 “작금의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비정상적인 상황을 아무리 ‘검찰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포장하고, 의문을 갖는 검찰 구성원을 윽박질러도 결국 ‘정치권력의 검찰권 장악’이라는 본질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검찰 적폐라는 프레임이 만능열쇠가 된 현실”이라거나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검사들이 검찰 개혁에 저항한다고 하시는데, 검찰 개혁의 어떤 부분에 저항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등 현 상황을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도 담겼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일선 검사들이 불만을 드러내는 가운데 윗선인 고검장 등까지 나설 경우 검란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각 기수나 직위별로 연판장을 돌리거나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불만 표출 자체가 집단화, 조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추 장관이 본인 SNS에 올리는 글을 보면 개혁 등 단어는 물론 지금까지 사건들까지 검찰을 자극하려는 내용이 많다”며 “그 대표적인 표현이 국감 중 윤 총장에게 날린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 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주 초까지가 양측 갈등의 최고 고비가 될 수 있다”며 “추 장관은 물론 검찰 내도 서로 한발 물러서려는 분위기는 아닌 탓에 양측 사이 갈등이 극에 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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