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일본 디지털 전문은행에 클라우드 뱅킹 시스템을 수출한다. 코어 뱅킹 시스템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한 유연한 뱅킹 서비스 모델,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까지 전수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한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디지털·데이터화 수준이 높은 국내 은행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경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다.
신한은행은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의 자회사인 SBJ DNX가 일본 금융사 ‘도쿄기라보시파이낸셜그룹’과 시스템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SBJ DNX는 금융의 디지털화가 빨라지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4월 설립됐다.
SBJ DNX는 이번 계약에 따라 기라보시파이낸셜이 설립 준비 중인 디지털 전문은행에 금융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제공한다. SBJ은행이 일본에서 10년간 가동해온 코어 뱅킹 시스템을 중심으로 모바일 뱅킹 앱, 오픈 API 플랫폼 등도 공급한다. 기라보시파이낸셜의 새 디지털 은행은 이를 통해 자사의 비대면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오픈 API를 통해 다양한 외부 플랫폼과 금융 서비스를 연계하는 ‘BaaS(Banking as a Service·서비스로서의 뱅킹)’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SBJ DNX는 기라보시파이낸셜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도 진행한다. 신한은행과 SBJ은행의 앞선 디지털 전환 사례가 모델이 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도쿄기라보시파이낸셜은 지난해 SBJ은행과 포괄적 업무 제휴를 체결한 뒤 디지털 분야에서 신한은행의 경쟁력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신한은행의 국제적인 디지털·ICT 경쟁력을 입증하는 성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SBJ DNX를 중심으로 신한은행 ICT·디지털 그룹, 신한DS가 다 함께 협업한 ‘글로벌 원(One) 신한’ 모델로 추진돼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전문은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디지털 컨설팅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일본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디지털 사업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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