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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제3자 전력구매계약 활용해 '신재생' 조달…업계 전반 확산될듯

■ 최태원 'ESG 경영' 드라이브

매년 이행상황 점검·목표 달성 추진

'RE100' 가입으로 애플 등 공략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3일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해나가자고 강조하고 있다./사진제공=SK




1일 RE100 가입을 통한 SK그룹 8개 계열사의 ‘2050년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100% 조달’ 선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ESG) 중심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달 CEO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되며 RE100 가입 안건이 그룹 수뇌부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시장과 사회로부터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실천 기업이라는 신뢰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서열 3위 기업이 선제적으로 RE100 가입에 나서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RE100 가입을 추진하는 SK 계열사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SKC·SK실트론·SK머티리얼즈·SK브로드밴드·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8곳이다. 이들은 RE100 가입 후 1년 내에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클라이밋그룹에 제출하고 매년 이행 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30년 뒤인 오는 2050년에는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수단을 통해 생산된 전력만을 100% 사용해야 한다. 민간 차원의 캠페인이기 때문에 약속을 어길 시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RE100에 가입한 이상 반드시 추진해야 할 목표로 인식된다. 불이행 시에는 퇴출된다.

SK는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을 적극 활용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한국전력·전력 구매자가 계약을 맺고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공급받는 구조다. 현재 한국전력이 발전 자회사와 민간 발전사로부터 구매한 전력을 일괄적으로 판매하는 구조와 대비된다. 이 같은 한전 중심의 기존 전력공급 구조는 국내 기업들이 RE100을 도입하는 데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올 9월 RE100 이행 지원방안으로 PPA 도입 계획을 내놓았다. SK는 PPA 외에 한전에 프리미엄을 주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녹색요금제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지분 투자를 하면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정을 해주는 제도를 적극 활용해 RE100 실천에 나설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같이 기존 화석연료와 연관된 사업을 해 RE100 가입이 어려운 SK 계열사들은 RE100에 준하는 자체 목표를 세워 달성할 방침이다.



SK의 RE100 가입은 단순히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의미 말고도 전략적 경영판단에 따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라고 요구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올 7월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협력사 제품을 공급받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등이 애플과 이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BMW와 폭스바겐 등도 RE100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해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RE100 같은 저탄소·친환경 경영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관리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한발 앞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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