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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코로나로 화상회의...등재 결정방식 주목

지난 2018년 11월 씨름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남북한 공동 등재되던 제14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지난 9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는 제8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가입국 총회가 열렸다. 가입국 총회는 무형유산보호협약과 관련한 최고의사결정기구라 예년 같으면 178개 가입국 대다수와 무형유산 관련 비정부기구(NGO)들, 전문가 등 수백명의 인원이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다. 하지만 이미 장기화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회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가입국 대표단과 NGO 관계자들, 전문가들과 유네스코 사무국 직원들이 모두 모여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대회의실은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한산해졌다. 국가마다 6명까지 참석할 수 있었던 대표단도 대회의실에는 국가당 2명으로 제한됐고, 다른 사람들은 별도 공간에 앉아 대회의실에서 진행되는 회의를 영상으로 지켜봤을 뿐이다.

오는 12월에도 파리에서는 제1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인류무형유산의 등재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위원회지만 이 위원회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개최될지 아직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회의로 개최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회의에 참석하는 국가가 전 세계에 걸쳐 있기 때문에 각국 시차를 고려한 회의 시간대와 천차만별인 각 나라의 인터넷 환경, 동시통역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과제가 너무나 많다.



회의뿐 아니라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워크숍·교육 등도 온라인으로 대체된다고 하지만 문화유산을 직접 방문해서 볼 수 없다는 현실적 제약 등으로 그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유행이 당분간 계속된다고 가정할 때 세계유산이나 인류무형유산 같은 문화유산들의 보호를 위해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무대가 되던 국제기구 회의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계속 기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국제협력 방안을 도출할지와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에서의 협력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질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박형빈 문화재청 세계유산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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