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전용면적 기준으로 3.3㎡(평)당 2,000만원 시대에 진입했다. 지난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결과다.
2일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10월 ㎡당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18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를 3.3㎡(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040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가 2,000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월 1,929만원이었던 전세가는 9월 말 1,992만원으로 오르더니 10월에 2,000만원대의 벽을 돌파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환산하면 60㎡(18평)는 3억7,098만원, 85㎡(25.7평)는 5억2,555만원의 보증금이 필요한 셈이다.
KB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4분위(상위 20~40%) 평균 전세가는 6억1,963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의 전세 가격이 이미 6억원을 넘었다는 의미다.
아파트 전세가는 계약갱신청구권과 보증금 5% 상한제를 적용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후 급등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전달인 6월까지 서울의 ㎡당 평균 전세 가격 상승률은 2.52%에 그쳤는데 7월 이후 10월까지 574만원에서 618만원으로 7.69%가 뛰어올랐다. 실제 임대차법 이후 전세 가격이 오르면서 1년 만에 수억원씩 상승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태영아파트 전용 84㎡의 전세 가격은 1년 전인 지난해 10월 5억원 중반에서 6억원 정도에 거래됐는데 8월에는 최고 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가 상승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입주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전세가 상승은 임대차 3법으로 공급이 위축된 반면 사전청약에다 각종 규제로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며 “단기간에 주택공급이 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세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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