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노사가 3일 본격적으로 단체교섭에 돌입한다. 이번 교섭은 창립 이후 51년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의 실질적인 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지 결정하는 협상인 만큼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선언을 통해 그룹의 경영 기조였던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4곳이 모인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3일 오전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사측과 상견례와 1차 단체교섭을 시작한다. 노조 측 주요 참석자는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해광 금속노련 수석부위원장, 공동교섭단 관계자 등 11명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나기홍 인사팀장(부사장)이 상견례에 참석하며 최완우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이 교섭을 총괄한다. 양측 참석자는 각 11명으로 맞췄다.
삼성전자 노사 단체교섭은 창구 단일화를 위한 공동교섭단이 꾸려졌고 일부 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이 앞장서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앞서 5월부터 단체교섭에 돌입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상급단체인 금속노련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4노조)를 비롯해 상급 단체가 없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1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3노조)로 구성돼 있다. 공동교섭단에는 조합원 규모가 제일 큰 4노조에서 7명, 나머지 노조에서 각 1명씩 총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첫 교섭은 사측이 노조의 실질적인 활동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련 관계자는 “원활한 교섭 진행을 위해 교섭에 참여하는 이들의 근태 조건을 사측과 협의해 조정하고 임시 노조 전임자를 지정하는 등 조합 활동 보장에 협상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합원 가입 조건이나 조합 업무를 볼 수 있는 별도 사무실 마련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무노조 경영’ 체계를 고수해 온 삼성전자가 어떤 태세로 협상에 임할지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까지 달려간 삼성디스플레이처럼 교섭 시작 이후 수개월 간 공전을 거듭할 가능성도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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