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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 위·변조 AI로 탐지, 이젠 어렵지 않아요"

이흥규 KAIST 전산학부 교수

AI 활용한 SW로 변형 여부 파악

10% 그쳤던 탐지율 70%로 높여

美 제품들보다 성능 훨씬 뛰어나

이흥규 KAIST 전산학부 교수가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논문 수준에만 머물렀던 사진과 영상자료의 다양한 위·변조 탐지를 70% 이상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용화 단계로 끌어올렸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서너 개의 미국 소프트웨어보다 품질이 훨씬 낫다고 자부합니다.”

이흥규(65·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는 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으로 인물의 특정 부위를 영화의 컴퓨터그래픽(CG) 처리처럼 합성한 딥페이크(deepfake)를 포함해 각종 위·변조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에서 유통돼 적잖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KAIST 전산학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딴 그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포스닥(박사후연구원)을 한 뒤 KAIST 융합형보안기술연구센터장을 역임했고 현재 KAIST 실험실 창업기업인 ㈜디지탈이노텍의 최대주주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카이캐치(KAICATCH) 소프트웨어는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디지털 형태의 사진 변형 여부를 광범위하게 탐지한다. 기존 기술이 제한된 형식과 알려진 특정 변형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한 탐지 성능을 보여주지만, 어떤 변형이 가해졌는지 알 수 없는 디지털 사진을 판독할 때는 정확성과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은 다양한 변형이 가해진 채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사진이나 영상에 대해 탐지 과정에서 어려움이 컸다.

이 교수는 “5년 전부터 일반인들에게 ‘각종 사진을 디지털 이미지 위·변조 식별 웹서비스에 올리면 위·변조 여부를 탐지해주겠다’고 해 30만장가량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실제 5~10%밖에 탐지가 안 됐다”며 “위·변조 유형에 맞춰 파악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를 70% 이상으로 높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30만장의 이미지 데이터와 특징 기반, 신경망 기반의 포렌식 영상 데이터, 딥페이크와 스테고 분석을 위한 대량의 실험 영상자료를 정밀분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형에 대한 탐지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기술에 주목해 연구에 성공한 것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변조할 때 나타나는 필수변이의 형상을 시각화한 모습. 왼쪽은 원본, 중간은 변형 적용 이미지, 오른쪽은 분석 결과.


카이캐치로 사진 변형 여부를 탐지한 결과. 오른쪽 녹색 부분이 편집 등 변형한 부분.


그는 “잘라붙이기, 복사 붙이기, 지우기, 이미지 내 물체 크기 변화와 이동·리터칭 등 일상적이면서 자주 발생하는 변형들에서 언제나 발생하는 변이를 분류, 정리해 필수변이로 정의하고 이들을 종합 탐지했다”며 “그 결과 기존 미국의 3~4개 소프트웨어보다 상당히 나은 수준의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BMP·TIF·TIFF·PNG 등 무압축, 무손실 압축을 포함해 50여개의 표준 양자화 테이블과 1,000개가 넘는 비표준화된 양자화 테이블에 기반한 JPEG 이미지들도 포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카이캐치’는 전통적인 영상 포렌식 기술 등 픽셀 단위의 미세변화를 탐지하는 기술을 응용, ‘이상 영역 추정 엔진’과 ‘이상 유형 분석 엔진’ 두 개의 AI 엔진으로 구성해 다양한 변형 탐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교수는 “다양한 변형 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픽셀 수준에서의 변형 탐지와 AI 기술을 융합한 영상 포렌식 기술을 카이캐치에 담았다”며 “임의의 환경에서 변형된 디지털 사진을 판단하는 데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각종 편집도구들의 고급 기능에 대한 광범위한 탐지 기능을 추가하고 현재 실험실 수준의 딥페이크 탐지 엔진과 일반 비디오 변형 탐지 엔진들도 실용화 단계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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