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듯 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다시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서울 집값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매매가 뿐 아니라 서울 전세가도 오름세를 지속하며 이번주까지 ‘71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5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는 횡보를 멈추고 상승폭을 넓혔다. 지난 10주 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1%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유지해왔지만, 이번주 들어 변동률이 0.02%로 상승한 것이다. 감정원은 “강남 고가 재건축 단지는 관망세를 보이며 하락했지만 그 외 중저가 단지는 전세물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북권에서는 중랑구(0.08%)가 묵동과 면목동을 위주로 올랐고, 강북구와 노원구도 각각 0.0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관악구도 신림동과 봉천동을 위주로 0.03% 오랐고, 금천구도 시흥동을 중심으로 0.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강남4구에서는 관망세가 이어졌다. 강남구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호가 하락이 지속되며 -0.01%을 기록했고, 서초구와 강동구도 0.00%을, 송파구는 0.01%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의 집값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인천은 지난주 0.12%에서 0.15%로 상승폭을 넓혔다. 특히 생활 인프라가 양호한 송도동과 연수동이 있는 연수구가 0.21% 올랐다. 경기는 0.23%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비규제지역 혜택을 톡톡히 본 김포의 상승률이 1.94%에 달했다. 지난주 상승률인 0.58%보다 껑충 뛴 변동률이다.
새 임대차법과 저금리 기조로 인한 전세난으로 전세가 상승세도 이어졌다. 서울은 지난주(0.10%)보다 상승폭을 넓힌 0.12%의 상승률을 보였는데, 주로 강남·강북권의 학군 및 역세권 주요 단지를 위주로 전세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전세 수요가 높은 강남4구는 전체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송파구가 0.21%, 서초구가 0.20%을 기록했고, 강남구와 강동구도 각각 0.19%와 0.18%의 상승률을 보였다. 강북권에서는 마포구가 아현동과 공덕동을 중심으로 0.15% 올랐고, 용산구도 0.12% 올랐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상승폭이 확대되진 않았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경기권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와 동일한 0.24%를, 인천도 0.48%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는데, 송도동의 신축을 위주로 전세가가 1.16% 올랐다.
이 같은 전세 상승 흐름은 수도권을 넘어 지방광역시까지 확산하는 상황이다. 5대광역시의 전세가 상승률이 지난주 0.24%에서 이번주 0.27%로 상승한 것이다. 울산의 경우 전세가 상승률이 0.60%를 기록하며 전주 수치(0.51%)를 훨씬 웃돌았다. 세종 전세가 상승폭도 반등했다. ‘세종 천도론’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폭등한 바 있는 세종은 최근 전세가 상승폭을 꾸준히 줄여왔지만, 이번주 들어 다시 그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주 1.24%였던 세종의 전세가는 행복도시 내 고운동과 도담동 및 조치원읍을 위주로 다시 가격이 오르며 1.2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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