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공식에 따라 최근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투자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가 넘는 단순 배당률에 혹해 투자를 결심할 수 있지만 배당락 이후 주가가 내리 하락하면서 전체 수익률에서는 손실을 입는 ‘배당주의 함정’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월 초 매수→연초 매도...수익률 0.02% 그쳐 |
단순배당률 5%에도 주가 떨어져...수익률 '마이너스' |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시가배당률 5.16%에 해당하는 1만8,500원을 지급했지만 34만3,500원이었던 주가가 연초 32만3,000원까지 떨어지면서 0.58% 손실을 봤다. 올해 초 SK텔레콤(017670)은 9,000원(시가배당률 3.7%)을 결산 배당액으로 지급했지만 역시 주가 하락(23만7,500원→23만1,000원)이 성과를 갉아먹으며 수익률은 1.05%에 그쳤다. 이외에 POSCO(005490)(11.29%)는 아웃퍼폼했지만 신한지주(055550)(-0.46%)·롯데정밀화학(004000)(-8.06%) 등은 수익이 저조했다.
배당기준일 전까지 높은 시세 형성한 뒤 하락...‘배당함정’ 주의 |
국내 상장사가 주주 환원책에 대해 인색한 가운데 연말 배당을 노리고 투자자가 대거 배당주에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높은 시세를 형성하는 것이 다소 실망스런 수익을 낸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8~2018년 주요7개국(G7) 기업들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비율)은 41.9%였지만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평균 24.8%에 그쳤다. 여기에 ‘배당’이라는 똑같은 목표를 가진 투자자가 연말이 되면 밀물처럼 유입돼 주가를 끌어올린 뒤 배당락일을 기점으로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탓에 거래 부분에서 손실이 날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실제 FnGuide 고배당지수 편입 종목은 지난해 11월6일부터 배당락 전일(12월26일)까지 평균 4.73% 올랐지만 배당락일부터 1월10일까지는 8.41% 빠지며 오름폭을 반납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가배당률은 3%가 넘어도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선진국에서 배당주는 경기 사이클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주식을 지칭하지만 국내는 경기민감업종이 배당주로 불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투자는 증시 시황에 따라 해마다 편차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당락일 즉시 정리했을 경우 수익률 5.85% |
다만 지난해 배당락일 당일 매도한 투자자는 유의미한 초과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6일 고배당 종목을 매입한 뒤 배당락일(12월27일) 매도를 가정한 경우 투자자는 평균 5.85%의 수익률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1월 초에 매도했을 때 손실이 난 종목은 15개였지만 배당락일 빠르게 정리했을 경우 손실 종목은 6개에 불과했다. 종목별로는 GS(078930)(8.20%), 현대중공업지주(5.24%), POSCO(11.75%) 등이 성과가 좋았다.
저금리·높아진 불확실성...배당주, ‘안정적 투자처’ 매력 유효 |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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