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시험에서 경쟁사의 백신에 비해 1,000배가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화항체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백신을 1,000배 희석해도 된다는 의미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백영옥(사진) 유바이오로직스(206650) 대표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오는 12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신청해 내년 상반기 임상 1·2상에 동시에 진입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602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유바이오로직스가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주주들은 물론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백 대표가 명확한 투자처를 밝힌 것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중 202억원을 코로나19 백신 등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나머지 400억원은 춘천 2공장 내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백신은 ‘스냅(SNAP)’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했다. 기존 백신은 염증 반응을 유발하기 위해 통상 알루미늄을 사용하지만, 스냅은 세포 내 물질전달 막인 리포좀을 활용한다. “세포 내부에 있는 물질인 만큼 안전성에서 문제가 적다”는 게 백 대표의 설명이다. 마치 비눗방울처럼 생긴 리포좀의 막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과 면역증강물질을 붙인 후 체내에 투입하면 면역증강물질이 체내 면역세포를 불러오고, 이 면역물질이 막에 함께 있는 코로나19 돌기를 잡아먹으면서 중화항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백 대표는 “DNA나 mRNA를 활용한 백신은 제품으로 검증된 사례가 거의 없지만 이 같은 항원 재조합 백신은 수 많은 개발 성공 사례가 있어 안전성이 높다”며 “영하 70도의 냉동 보관이 필요한 유전자 백신과 달리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일부 백신은 이미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1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스케쥴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백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임상 1·2상을 동시에 진입하고 내년 하반기에 임상 3상을 시작하면 글로벌 빅파마와 비교했을 때 아주 늦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물실험에서 중화항체 생성 능력이 검증된 만큼 저용량을 사용해도 충분해 백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먹는 콜레라 백신인 ‘유비콜’로 유니세프 콜레라백신 조달물량의 80%~9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체 백신을 개발해 판매하는 유일한 벤처기업이다. 백 대표는 “이미 백신을 개발, 생산해 공급해 본 경험이 있다”며 “춘천 공장 증설로 5,000만~1억명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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