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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흑인 부통령…56세 여전사 해리스 새 역사 [미 대선 바이든 승리]

부통령 후보 해리스는...“상대를 생선처럼 내장까지 발라버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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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캔버스 운동화를 신고 현장을 누비고, 정치 선배들의 기에 눌리지 않고 할 말을 하던 ‘전사(戰士)’ 카멀라 해리스가 제49대 미국 부통령으로 당선됐다.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이 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고령의 나이인 조 바이든 당선인이 4년 뒤 재선에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해리스는 일찌감치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는 미국 역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이 될 해리스의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의 역할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1964년 아프리카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는 ‘흑인들의 하버드’로 불리는 명문 하워드대를 졸업한 뒤 헤이스팅스대 로스쿨을 거쳐 법조인이 됐다. 2004년에는 샌프란시스코,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지냈으며,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 의원에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하게 된다.

‘정치 신인’ 해리스는 2018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청문회에서 활약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해리스는 2016 대선 당시 ‘러시아 스캔들’ 관련 답변을 회피하는 캐버노에게 “예, 아니요로 대답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강하게 그를 몰아세웠다. ‘낙태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남자의 신체에 대해 결정권을 갖고 권한을 행사하는 법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반어적으로 낙태 문제를 꼬집었다. 그의 전사적 면모에 캐버노는 “지금은 아무런 의견이 없다”며 사실상 두 손을 들었다.

바로 이 지점이 ‘온순한’ 바이든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면이다. 공화당 측도 이런 해리스에 주목하며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 지명은) 공화당이 가장 두려워한 선택”, “해리스는 큰 무대에서도 상대를 생선처럼 내장까지 발라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여성’ 해리스는 대선 정국 초반 바이든을 향해 제기된 성추행 의혹의 파장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줬고, ‘유색인종’ 해리스 역시 바이든을 백인 조합인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확실하게 구분하게 해줬다.

당내 일각에서도 해리스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해리스가 후보로 참여했던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970년대 흑백학생 통합정책의 일환인 ‘스쿨버스 통학’에 반대한 바이든의 전력을 끄집어내며 바이든을 공격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민주당 경선을 “지루하다”고 비아냥거린 트럼프 대통령도 해리스의 활약에 견제 의사를 드러낼 정도로 해리스의 공격성이 두드러졌었다. 바이든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역시 “마치 복부를 강타당한 것 같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해리스를 선택했다. 특히 공식 지명 전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바이든의 수첩에는 해리스라는 이름 밑에 ‘원한을 품지 않는다’고 써져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명 전부터 차기 대권후보로 이름을 올린 해리스에게 바이든은 정치적 기회를 많이 주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은 지난 3월 자신을 ‘전환후보(transition candidate)’로 표현하며 새 정치인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여기에 자신을 코치로, 부통령 등 대선캠프 인사를 유능한 운동선수로 비유해 러닝메이트의 활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0월 열린 부통령 후보 간 TV 토론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예리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얼굴을 확실히 알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바이든이 지난해 대선 트럼프 대통령이 쟁취한 텍사스주에 해리스를 보내 단독 유세를 맡긴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해리스의 당선과 함께 미국 역사상 최초의 세컨드 젠틀맨이 된 그의 남편도 주목받고 있다. 엠호프는 대형 로펌 DAL 파이프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파트너 변호사로 지금은 해리스의 선거 운동을 위해 휴직한 상태다.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은 이미 정치적 장벽과 백인 기득권이 공고한 미국에서 ‘부통령의 첫 번째 남성 배우자’는 정치와 성별 규범의 변화를 대표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럿거스 대학의 켈리 디트마르 정치학부 교수 역시 “엠호프가 무대 위에서 해리스의 뒤에 서고, 해리스의 당선을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지지자와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은 미래 남성 세대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지니아대 밀러 센터의 대통령학 연구 책임자인 바버라 페리도 “해리스 부부 자체가 미국의 다양성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美 역사 새로 쓴 해리스는 누구

기록-최초의 흑인·아시아계·흑인 부통령

별명-‘전사(戰士)’ ·‘컨버스(신발 브랜드) 퀸’

경력-샌프란시스코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학력-하워드대 졸업

헤이스팅스 로스쿨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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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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