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명에 달하는 1인 가구가 생각하는 은퇴를 대비한 비용은 5억7,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서는 매월 123만원의 투자·저축이 이뤄져야 하지만 실제 이들의 투자·저축액은 60% 수준에 그쳤다. 또 결혼 의사가 없는 1인 가구의 경우 향후 재산 처리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9일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1인가구의 실제 투자·저축액은 약 7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 가구가 생각하는 은퇴 대비 비용인 5억7,000만원을 모으기 위한 월 투자·저축 규모인 123만원의 60% 정도다. 은퇴 자금 준비 수준은 소득 구간별 차이가 큰 편 으로 저소득 구간은 기본적인 생계 비용 충당 후 저축 여력이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반면 1인가구의 저축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은퇴자금 준비방법으로는 예·적금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 비해 투자상품과 보험으로 준비한다는 응답이 증가했고 다인가구에 비해 연말정산 공제 항목이 적은 1인 가구의 다수가 연금저축이나 IRP 등으로 공제 혜택을 받으며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미의향 1인가구의 경우 향후 재산을 상속보다는 ‘쓰고 싶은 곳에 최대한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는데 그 외에 구체적인 재산처리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다수로 나타났다.
은퇴자금 준비에서 가장 장애가 되는 요인으로는 ’소득 부족’(37.8%)이 꼽혔다. ‘생활비 충당 후 여유가 없음’(15.8%), 부채 상환 및 교육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는 최대한 사용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으며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견은 20대와 4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왔다.
올해 한국의 1인가구 수는 약 617만 가구로 가장 주된 가구유형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국민 100명 중 12명이 1인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의 1인가구는 향후 5년간 매년 약 15만 가구씩 증가하면서 인구 감소 시점 이후 에도 전체 가구 수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2047년에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1인가구 비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인가구의 금융자산은 코로나19로 인한 현금성 자산 수요 증가와 최근 높아진 투자에 대한 관심 을 반영하듯 예·적금 비중이 하락하고 투자 자산과 입출금·현금의 비중이 늘었다. 이와 함께 금융상품을 해지 후 재예치 하지 않고 현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젊은 연령층의 경우 주식 신규 투자 의향이 높은 편이다. 한편 조사 대상 의 약 40%가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년보다 대출자 비중은 소폭 하락했다.
한편 KB금융연구소는 서울·경기 및 6대 광역시·세종시에 거주하는 만 25~59세 1인 가구(연소득 1,200만원 이상, 본인 스스로 금융 관련 의사결정, 1인가구 생활 3개월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설문을 진행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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