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를 위한) 당신의 노고에 감사한다. 내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 말고 연락해달라.”(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83년 9월 30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 중)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9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상원의원 시절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고받은 편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2년 2차 미국 망명 당시 현지 다수의 의원과 교류하면서 바이든과도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개된 편지는 1983년 9월 30일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이 야권 정치인이던 김 전 대통령에 보낸 편지와 1984년 2월 27일 김 전 대통령이 바이든에게 보낸 편지 2점이다. 1983년 편지에는 ‘한국의 민주화에 관심을 갖고 있고, 향후에도 이와 관련된 논의를 이어가자’는 바이든의 입장이 담겨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 망명 기간 중 미국의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 민주화와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제로 한 자신의 연설문과 기고문을 지속적으로 발송했었다.
바이든의 이 편지는 앞서 김 전 대통령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신이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바이든을 중요한 대화 상대로 판단하고 1984년 2월 한국의 긴급 상황을 전할 편지를 다시 한 번 보냈다. 이 편지에서 김 전 대통령은 1984년 2월 25일 전두환 정권이 202명에 대해 내린 해금조치가 기만적이라고 비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김대중도서관은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 1980년대 초중반 사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시 한국의 독재를 비판하고 민주화 필요성에 공감했던 미국 의회 내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사료”라고 설명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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