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원화가 한국에 온다.
도시문화를 주제로 기획된 신생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 아트아시아(URBAN BREAK Art Asia·이하 어반브레이크)’의 특별전을 통해서다. 어반 브레이크 측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2~15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어반브레이크에서 최근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은 작가 뱅크시의 특별전이 국내 최초로 열린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인적 드문 밤 시간에 기습적으로 나타나 기발한 유머와 신랄한 풍자가 담긴 그래피티(낙서 그림)을 남기고 떠나는 뱅크시는 얼굴과 국적,나이 등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인물이다. 밴드 보컬이다, 스트리트아트(Street Art) 그룹이라는 등 소문은 무성하다. 뱅크시는 공개된 외벽이나 지하철 안팎에 그림을 그리는 것 뿐만 아니라 파리 루브르박물관, 런던 대영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몰래 들어가 마치 원래 있던 작품이나 유물처럼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등 기행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8년에는 영국 런던 소더비경매에서 자신의 경매 출품작 중 최고가인 15억 원에 낙찰된 그림을 파괴하는 퍼포먼스(?)로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경매사가 낙찰봉을 내려치는 순간, 그림이 액자 아래로 스르륵 내려오면서 파쇄기를 돌린 듯 세로로 가늘게 잘리기 시작해 그림의 절반 가량만 남게된 것. 당시 뱅크시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경매 현장 사진과 함께 “진행중, 진행중, 진행완료(Going, going, gone)”라는 들을 적었고, 다음날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렸다. 수 년 전 이 작품을 제작할 당시 경매에 거래될 것을 감안해 액자 안쪽에 원격 조종으로 작동하는 파쇄장치를 설치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었다. 뱅크시는 종종 지나친 자본논리와 미술품 경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한 뱅크시는 2010년 다큐멘터리 영화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라는 작품으로 데뷔해 2011년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도 오르기도 했다.
어반브레이크 측 관계자는 “최근 뱅크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바깥 활동이 어려워지자 집 안에서 쥐, 휴지, 오물 등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면서 시대적 메시지를 전달해 또 한 번 화제 몰이를 했다”면서 “뱅크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꽃을 던지는 사람’과 ‘퀸 빅토리아(Queen Victoria)’ 등의 원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반브레이크’에서는 제이플로우, 스피브, 위제트, 락화, Mr. Doodle 등 기존 정통 예술계와는 다소 구별되는 팝적이고 도시적인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밀레니얼컬렉터의 감성을 자극할 ‘컬렉터스 룸(Collector’s Room)’,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뉴미디어 예술이 만난 ‘온택트’ 전시 등도 준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람은 네이버와 멜론을 통한 사전예맬로만 가능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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