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1주택 재산세 감면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까지 간 서울시와 서초구가 이번에는 한국교육개발원 부지를 놓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부지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요청에 서초구가 두 번째 퇴짜를 놓은 것이다. SH공사는 이 부지에 공공임대주택 34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9일 서초구와 SH공사에 따르면 서초구는 최근 SH공사가 요청한 한국교육개발원 일대 토지거래허가 재협의 요청을 거절했다. SH공사는 지난 7월 한국교육개발원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했으나 서초구가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부지는 약 78%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토지 거래 시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SH공사가 최근 재협의를 요구해왔고 서초구는 이번에도 협의를 거부했다. 서초구는 “7월 서초구는 그린벨트 보호를 위해 SH공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불허한 대신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지 않은 한국교육개발원 주차장 부지에 고밀 개발을 통해 청년분양주택을 짓자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며 “하지만 SH공사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재협의를 요청해 와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개발원 부지는 관련 기관이 3년 전에 지방으로 이전함에 따라 공실로 남아 있다. 부지 소유자인 한국교육개발원이 2016년 기업형 임대주택공급 촉진지구로 지정해 민간에 부지를 매각하려 했으나 당시 서울시가 개발제한구역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불허해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주택공급 부족 이슈가 커지자 서울시가 기존 입장을 바꿔 임대주택 건립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서초구는 “4년 전 서울시가 민간에는 임대주택사업을 불허하면서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에 노인복지주택과 임대주택을 허용하는 것은 개발제한구역을 보존하는 서울시의 일관된 정책 방향에도 부합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SH공사가 한국교육개발원부지에 계획한 임대주택 공급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SH공사는 이 부지를 매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었다. 기존 한국교육개발원 건물은 98가구의 노인복지주택으로 리모델링하고 주차장 부지 약 7,700㎡에는 7층 높이의 행복주택 246가구를 짓는다는 구상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