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등 의약품을 알맞은 온도에서 유통·공급할 수 있는 콜드체인(저온유통) 업종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독감 백신의 유통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데다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영하 70~80도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관련 업종들의 주가가 크게 뛰어오르는 양상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냉장보관 이슈가 화두로 떠오르자 초저온냉동고를 생산·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 대한과학(131220)은 전일 대비 21.78% 상승한 1만9,850원에 거래를 끝냈다. 투비소프트(079970)의 경우 이날 29.96%나 뛴 3,015원에 마감됐다. 이 업체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공급을 주로 해왔지만 최근 바이오 시장에 뛰어들면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콜드체인 플랫폼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의약품 유통 업체인 용마로지스를 보유한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와 초저온냉동고를 생산하는 일신바이오(068330)도 각각 9.80%, 5.88% 상승했다.
백신은 생산에서 최종 소비자의 접종까지 적정한 보관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중간 단계를 맡는 시스템이 콜드체인이다. 저온유통을 필요로 하는 의약품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지속적인 확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올해 113억달러에서 오는 2027년 185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내에서 앞서 독감 백신의 유통 차질로 큰 논란이 인데다 화이자 백신도 물류 이슈가 지적되자 더 주목받는 양상이다
미국 월가에서도 관련 업종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백신의 냉장보관 이슈를 언급하면서 콜드체인 종목들을 수혜주로 거론했다. 이에 따르면 트레인테크놀로지스(TT)와 캐리어글로벌(CARR)·UPS·페덱스 등이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레인테크놀로지스와 캐리어글로벌은 운송용 냉동기술을 제공하는 곳이며 UPS와 페덱스는 온도에 민감한 헬스케어 물품을 운송하고 있다. 특히 UPS와 페덱스의 경우 화이자 등과 협력해 백신 유통에 일평균 20편의 항공편을 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콜드체인 유통망을 보유한 물류 업체들이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물류 업체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보였고 연말 쇼핑 시즌 수혜도 긍정적 요인”이라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내 바이오 업체 셀트리온(068270)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가 이르면 연내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셀트리온(7.23%)·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5.20%)·셀트리온제약(068760)(15.15%) 등 셀트리온 삼 형제의 주가는 초강세를 보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는 이르면 연내에 일정 정도 허가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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