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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CEO, 코로나 백신 효과 발표한 날 주식 60억 팔았다

'백신효과 90%' 중간발표 9일...주가 8% 급등

불라 CEO, 560만달러 어치 주식 매각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AP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최고경영자(CE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한 9일(현지시간) 560만달러(약 62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지난 9일 560만달러 어치의 자사 주식을 팔았다. 9일 당시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 소식에 화이자 주가는 하루에만 8% 가까이 급등했다. 불라 CEO는 미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 출연해 “우리가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0년간 가장 중대한 의학적 발전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화이자의 중간발표에 따르면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코로나19 백신을 기대해왔다. 비록 중간 결과이기는 하지만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홍역 백신(93% 효과)만큼 예방 효과가 강력하다는 뜻이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했다. 그 결과 두 실험군을 통틀어 현재까지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다. 임상시험에서 나온 확진자의 90% 이상이 플라시보를 투여한 실험군서 발생했다는 뜻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백신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시점은 두 번째 백신 투여 7일 후로, 첫 번째 투여일로부터는 28일 뒤라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 투여해야 면역력이 생긴다. 화이자는 성명을 통해 “감염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병원 수용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경제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전세계에 이 글로벌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며 몇 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화이자는 밝혔다. 지난 7월 27일 시작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은 총 164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진행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2회 투여 기준)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미 정부와 과학계는 내년 상반기 중 화이자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의 장기간 안전성과 효험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의 중간 결과에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특히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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