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이자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레이 달리오가 중국 증시에 투자하지 않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달리오는 중국 증시에 대한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리오는 ‘차이나타운홀 2020’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떠오르는 아시아의 패권국인 중국에 투자하지 않는 건 매우 위험하다(risky)고 밝혔다.
지난 500년 간 외환보유고와 관련해 제국의 흥망성쇠를 연구한 결과 중국이 기축통화국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중국 자본시장에서) 빠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미국 달러의 펀더멘탈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많은 부채를 만들고 많은 돈을 찍어내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볼 때 준비통화에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준비통화는 통화가치가 안정돼 있어 국제 간 결제에 쓰인다. 미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중국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중단으로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달리오는 중국 당국의 결정을 옹호했다. 기술혁신에 대해 너무 느슨한 입장을 보일 경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 당국의 보수적 정책 기조를 정면 비판한 뒤 지난 3일 중국 금융 당국은 역사상 최대 규모 IPO를 진행 중인 앤트그룹의 홍콩 증시와 상하이 과학혁신판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달리오는 “앤트그룹이 은행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며 중국에서는 은행 시스템을 대체하거나 위협할 수 있다”면서 “규제 검토 등의 측면에서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가 중국에 대해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라는 개념을 분명히 갖는 게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앤트그룹과 같은) 이들을 통제하는 것”이라면서 중국 규제당국에 대해선 “합리적이고 잘 보살피고 매우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36년 전 중국에 처음으로 방문했던 달리오는 중국에 대한 자신의 관점이 객관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편파적이고 순진하며 때로는 애국심이 없다고 비난해왔다”면서 “나는 객관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달리오가 중국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달리오는 홍콩 핀테크 위크에 참석해 “전 세계 투자자들은 중국 자산에 비해 미국 및 유럽 자산에 치중돼 있다”면서 중국 자산에 대해 “(다른 자산과의) 이자율 차이도 좋고, 성장률 차이도 좋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언급하며 중국이 서양 국가와 비교했을 때 더 질서정연한 사회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달리오는 중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대규모 자본 유입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미국 채권보다 중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고도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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