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의 초고압생산라인에 들어서자 엄청난 크기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압기가 위용을 뽐냈다. 한국전력에 최종 납품하기 위한 12일간의 마지막 안정성 테스트에 돌입한 변압기는 무게만 350톤에 대당 가격은 100억원에 달한다. LS일렉트릭이 만든 변압기는 이후 북당진~고덕 HVDC 2단계 프로젝트에 투입돼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HVDC는 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압의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한 뒤 전기를 받는 지역에 교류로 공급해주는 전력전송기술이다. 대용량 장거리 송전, 해저케이블 송전, 주파수가 상이한 교류 계통 연계 등에 유리하다.
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반도체 사업장에 한전이 전기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HVDC 기술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생산이 고도화되고 물량이 늘면서 전기 사용량도 크게 늘어 HVDC 기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1년 설립된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HVDC 생산기지로 HVDC 핵심 기기들의 생산 및 납품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모든 생산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이날 숙련된 작업자들이 큰 부품 하나하나를 직접 조립하고 코일을 감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작업자들은 원통 모양의 권선기에 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각이 진 동선을 돌돌 감았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초고압 변압기는 컨테이너보다 컸다. 최형석 변압기제조팀 매니저는 “본체가 완성되는 데 평균 4개월이 걸리는데 부품이 크기 때문에 자동화가 어려워 모든 과정이 100% 수작업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HVDC 기술 국산화를 넘어 세계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인도·브라질·미국 등 국토가 넓은 나라에서 대용량 장거리 송전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러시아·중국·일본 간 ‘동북아 슈퍼 그리드(전력망)’ 구축 논의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HVDC 관련 시장은 올해 730억달러(77조원)에서 오는 2030년 1,430억달러(15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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