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서 아마존 상품 산다...SKT·아마존 제휴

e커머스 경쟁력 확보 전략적 제휴

아마존, 수천억 규모 투자 전망 속

SKT 'ICT 플랫폼'과 사업 연계

SK텔레콤이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인 미국 아마존과 손잡고 11번가 키우기에 나선다. 아마존은 한국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고 11번가는 전쟁터로 변한 e커머스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SKT는 아마존과 자회사인 11번가와의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 예정이다. 제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등은 내년 초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규모 등은 정확하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11번가에 500억~3,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투자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업 협력으로 11번가 고객들은 아마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에 입점한 상품을 11번가가 물류센터에 보관했다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배송하는 방식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경쟁 업체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완벽한 차별화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마존 제품 가운데는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가성비가 뛰어난 자체 브랜드 제품도 많다.

향후 SKT와 아마존의 사업 협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마존은 단순한 온라인쇼핑몰이 아닌 라이프플랫폼으로 전환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아마존프라임), 오디오북서비스(오더블) 등도 제공하고 있다. SKT가 11번가에 아마존 DNA를 이식해 방송(웨이브), 커머스(11번가), 보안(ADT캡스) 등을 연계 구독하게 하는 서비스 등도 구체화할 수 있다. 향후 SKT의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사업 전반에서 아마존과의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T는 아마존과 5세대(5G) 비즈니스 상용화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협업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11번가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며 “강력한 경쟁자인 쿠팡·네이버쇼핑 외에 롯데온 등 대기업 유통 업체와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노현섭·백주원기자 [e-mail]